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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대화의 품격을 갖추고 싶다면 읽어보세요

(서평)<마음을 움직이는 단 하나의 질문>(이수경 지음)을 읽고

by 유미래

"당신은 지금, 말을 하고 있나요? 아니면 대화를 하고 있나요?"


이런 질문받는다면 자신 있게 대화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주고받는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족에게 건네는 인사, 출근하여 동료들과 나누는 의견, 친구나 형제자매에게 털어놓은 고민, 때론 자기 전에 나에게 하는 마음속 기도까지. 우리는 그렇게 끊임없이 말을 하며 살아간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말하는 법을 배워왔다. 발음을 고치고, 문장을 다듬고, 발표력을 기르며, 때로는 전문 화법까지 익혔다. 그러나 정작 감정을 어루만지는 말, 상처를 감싸는 말, 관계를 회복하는 말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나도 말을 하고 나서 '나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하고 후회한 적이 많다.


저자는 '우리는 흔히 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때로는 말이 닫힌 마음을 더 세계 두드릴 뿐이다.'라고 말한다. '지금 당신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작은 질문 하나가 오늘 누군가의 마음을 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변화가 일어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질문들에서 출발했다. 질문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수단이 아니다. 질문은 연결이고, 공감이며, 회복이다. 질문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을 열고,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이어주는 새로운 길이 되기를 바라며 저자는 <마음을 움직이는 단 하나의 질문>(2025년 10월 출간)을 출간했다고 말한다.



저자 이수경은 20여 년 동안 교육과 상담 현장에서 수천 명의 학부모, 교사, 학생, 직장인들을 만나면서 말보다 중요한 것이 ‘묻는 태도’라는 사실을 몸소 확인했다.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상사와 직원 사이에서 반복되는 오해와 갈등을 지켜본 그는, 문제의 핵심이 말의 부족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의 부재에 있음을 발견했다.


말은 배웠지만, '대화'는 배운 적이 없다


말은 나를 드러내지만, 대화는 상대를 담아낸다. 그래서 대화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며, 마음의 방식이다.


이 책에는 '말과 대화는 어떻게 다를까?'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설명해 준다. 말은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에 불과하지만, 대화는 마음을 건네는 일이다. 말은 입과 혀로 하지만, 대화는 귀와 눈, 뇌와 마음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관계 전체가 함께 참여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즉 나는 대화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돌아보면 단지 말만 했기에 오히려 상대방 마음을 더 불편하게 할 때가 있다. 특히 자녀에게 "지금 공부 안 하면 나중에 힘들어."라는 말은 걱정에서 나온 말이다. '좋은 말', '정확한 말'이고, 아이를 위한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자녀는 걱정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압박으로 들릴 수 있다.


질문은 결국 경청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이 아닌 대화를 해야 할까. 그 답은 '질문'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질문이 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좋은 질문은 잘 듣는 데서 출발한다. 듣지 않는 질문은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없다. 상대의 답을 들을 준비가 없는 질문은, 자기 말하기일 뿐이다. 진정으로 들을 때만 감정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열린다. 저자는 '경청은 단순히 '상대의 말을 끊지 않는 것'이 아니라, 진짜 경청은 '이 사람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있구나.'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경청'에 대한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좋은 질문은 스스로 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라고 말하며, 수업 중에 있었던 사례를 이야기해 준다. 초등학생들에게 "이건 왜 이렇게 했어?"라는 식의 질문에는 어깨를 움츠리거나 말없이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이 문제를 풀 땐 너는 어떤 방법을 먼저 떠올렸어?"라고 물으면, 놀랍게도 눈을 반짝이며 차근차근 생각을 다듬기 시작했다. 좋은 질문은 답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안전하게 꺼내도록 돕는 '심리적 공간'을 만든다. 그래서 좋은 질문은 상대를 몰아붙이지 않고, 오히려 '나는 네 이야기를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AI(인공지능) 시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대화


AI는 말을 할 수 있지만, 그 말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도록 말할 수 있는 건 오직 인간만의 능력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묻자, AI는 정확하고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현재 인천의 기온은 20도이며,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입니다. 우산은 필요하지 않겠습니다."


AI는 질문에 답하는데 익숙하다. 정확한 정보, 빠른 반응 그리고 오류 없는 문장을 제공해 준다. 우리는 이제 '말하는 기계'와 함께 살아간다. '잘 말하는 것'만 놓고 보면 인간보다 완벽하다. 요즘 나도 인공지능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 일을 자주 한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사람에게 묻기보다 인공지능에게 물어본다. 하지만 사람은 질문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관계를 이어간다. 즉 정보를 묻는 것은 기계도 할 수 있지만, 마음을 묻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저자는 '우리는 지금 대화의 시대에 사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그 메시지 속에는 점점 진심이 줄어들고 있고, 관계의 기술은 늘었지만, 관계를 지속시키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말하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공감하는 기술'을 배우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선생님, 저 요즘 챗 GPT랑 대화 많이 해요. 친구한테 말하면 뒷말 나오고, 부모님한테 말하면 잔소리 나오니까, 갠 조용히 듣고, 위로도 해 줘요."


저자는 상담가로 학생 상담에서 들은 이 말이 충격이자 동시에 중요한 신호였다고 한다. 그가 AI를 친구처럼 느낀 이유는 정보 때문이 아니라 판단하지 않는 태도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말속에 숨어있는 공허함을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AI는 분명 정보를 빠르게 요약해 주고, 글을 세련되게 다듬어주며 "정말 힘드셨겠어요." 같은 위로의 말을 쉽게 건넨다. 그러나 그 말들이 감정적으로 닿는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것은 감정의 기반이 아니라 알고리즘의 계산에서 나온 반응일 뿐이다. 감정을 읽고 마음을 연결하는 대화는 오직 인간만의 몫이다.


저자는 '말의 품격이란, 얼마나 정확하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이 담겼느냐에 있다.'고 말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말할 때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진정한 대화란, 말이 아니라 태도로 하는 것이다.


삶을 바꾸는 것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하루를 여닫는 작은 질문이다.


질문은 정답을 끌어내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지속해서 묻고, 귀 기울이고, 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삶의 자세다. 지금 당신이 놓치고 있던 그 질문 하나가 인공지능 시대에 당신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놓을지도 모른다.


인공지능 시대에 말보다 중요한 것은 묻는 태도다. 질문은 상대의 마음을 위축시키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감을 북돋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이 책은 '질문이 가진 온도와 힘'을 체계적으로 보여주기에 책을 읽는 순간, 당신의 대화는 새로운 차원으로 바뀔 것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더니 저도 요즘 독서를 많이 합니다. 브런치 작가님들 출간도 이어지고 도서관에 가면 읽고 싶은 책도 많습니다. 요즘 주문한 책이 많아서 부지런히 읽어야겠어요.


*포도송이 작가님 <삶은 도서관>

*리인 작가님 <삶의 모든 순간은 나를 위해 찾아온다>

*유재은 작가님 <무용해도 좋은>

*최윤순 작가님 <판 깔아주는 흥 많은 할머니>

*다우(임자영)작가님 <달리는 엄마는 흔들리지 않는다>


*제가 출간한 책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818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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