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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 (1)

by Adela

요즘은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면 전공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배운 것이 아깝기는 했다. 꾸준히 한 분야를 파고들고 직장을 잘 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이직을 하고 더 발전해 나갔다는 유튜버들의 영상도 많이 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결심을 한 걸까 대단해 보이고 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


인터넷창을 여니 괜히 이것저것 검색해 보게 되었다. 분야를 바꾸는 도전을 해도 될지 안전하게 원래 하던 일을 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우연히 들어간 편입 준비 학원 사이트에서 팝업창이 여러 개 한꺼번에 떴다.


‘와.. 편입을 준비하는 강의도 이렇게 많다니.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인터넷 강의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 비쌌다. 유명하다는 강사들의 강의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비쌌다. 아직 대학생이라 대면 강의를 들으러 학원을 다니기는 시간이 애매할 것 같았다. 온라인 강의를 몇 개라도 들어보려면 돈을 조금 더 모아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부모님과 살고 있어 공부를 할 여건은 되었지만 새로 공부한다고 손을 벌리기는 죄송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사이트로 들어가 있었다. 스크롤을 내리고 이 사이트, 저 사이트를 클릭하다 보니 머리가 아팠다.


한숨을 내쉰 민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쉬어보았다. 수없이 열려 있는 인터넷 창을 하나씩 꺼나갔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글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어떤 봉사단체에서 사람을 모집한다는 글이었다. 한글을 읽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쳐드리는 한글 교실이었다.


민아의 할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꿈이 두꺼운 책 한 권을 혼자 읽으시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 어려운 형편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거나 글을 배우지 못해서 아쉽다고 많이 말씀하셨다. 그래서 할머니도 늦은 나이에 동네 어느 한글 교실에서 간단한 읽고 쓰기를 배우셨다. 그래도 혼자 두꺼운 소설책을 읽는 것은 어려워하셨다. 그때는 민아도 어려서 그런 사연이 있으셨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했지 직접 도와드릴 생각은 못 했었다.


한글 교실 선생님 역할을 한다니 왠지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 할머니 같은 분들이 오시는 걸까? 할머니도 한글을 배운 후로 기뻐하셨는데...’


하지만 망설여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게다가 지금은 무리야. 내 일상을 건사하기도 힘들잖아..’


갑자기 고민이 된 민아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하지만 누구든 마음만 있다면 함께 하자던 그 문구가 머리를 맴돌았다. 무료한 일상에 조금이나마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기도 했다. 민아는 홀린 듯 봉사 신청 링크를 클릭했다.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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