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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2)

by Adela

신청서 폼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이름과 연락처, 현재 학생인지 직장인인지 기입하는 란이 있고 하고 싶은 말 한마디를 쓰는 란이 마지막에 있었다. 빠르게 적어나갈 수는 있어 보였지만 아직 신청서를 쓰기는 마음이 서지 않았다.


신청서를 닫은 민아는 봉사단체 홈페이지를 다시 자세히 훑어보았다. 이 봉사단체에서는 한글 교실 외에도 어르신들의 검정고시 합격을 돕기 위한 야학도 운영하고 있었다. 저녁에 모여서 중등, 고등 검정고시 과정 시험 준비를 위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한글을 아직 읽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한글 교실이 따로 있는 것이었다.


이곳의 이름은 늘솔학교였다.



발음을 해보니 혀에 감기는 이름이 왠지 마음에 들었다.


홈페이지에는 여러 사진들도 있었다. 다 같이 모여 웃는 얼굴들이 처음 보는데도 왜인지 정겹고 익숙하게 느껴졌다. 선생님들도 생각보다 어려 보였다. 민아와 비슷한 또래이지 않을까 싶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민아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꽤 흐른 것 같아 일단 카페를 나왔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도 아까 본 홈페이지 사진이 머리에 맴돌았다.


‘나도 그 안에 녹아들어 갈 수 있을까. 어차피 폰으로도 금방 지원할 수 있는데 신청이나 해볼까? 근데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까..’


며칠이 더 흘렀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틈이 날 때면 자꾸 생각이 났다. 한 번 용기를 내볼까 싶다가도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하면 민폐가 될까 봐 망설여졌다. 그동안 대학 생활이 바쁘게만 느껴져서 동아리 활동도 작년 이후로는 하지 않고 있었다. 봉사는 일회성으로 한 번씩 했었지만 꾸준히 어떤 단체에서 활동한 적은 없었다.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 일요일 저녁. 민아는 노트북을 하다가 한 번 한글교실을 검색해 보았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는 교실들이 나왔다. 그동안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된 느낌이었다. 그러다 발견한 글 하나를 클릭했다. 어느 어르신이 조금은 삐뚤빼뚤한 글씨로 직접 쓴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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