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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망’보다는 ‘오히려 좋아’가 좋아!

by Adela

‘이생망’. 철 지난 유행어이지만 ‘이번 생은 망했다’는 다소 과격한 말이 유행한 것은 청년 세대의 좌절과 자조가 담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반면, 최근 유행했던 말들은 나에겐 심상치 않게 다가왔다.

‘오히려 좋아’ 럭키비키.


어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도 그것 때문에 다른 좋은 점이 생긴다거나, 나름의 이점이 있을 수 있다. 또는 많은 일들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에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같이 공존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어떤 상황에서 좋은 면을 보려고 하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태도가 나는 더 마음에 든다. ‘이생망’이란 말은 그냥 참 슬펐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느낌. 그때는 나도 그런 유행어에 공감한 적도 있기에 더 그렇다.


안 좋은 일을 다 덮어놓고 가짜로 긍정적인 척하는 게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나를 돌아봤을 때 좌절에 빠져 있던 모습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나라도 찾아보고 힘을 내던 모습이 스스로 더 마음에 든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좋아’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신선하면서도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그런 마인드로 살고 싶다. 아마 이런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떤 희망과 용기를 주기에 유행했던 것 같기도 하다.


‘비 때문에 일하는데 물도 새고 힘들었지만, 도배도 다시 하게 되고 더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게 되었잖아. 오히려 좋아.’


‘지금 내 상황이 몇 년 전 계획보다 모든 게 느리게 진행된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오히려 좋아. 예전에 부족하던 마음의 여유가 조금이나마 생겼으니까.’




앗, 그런데 유행어에 민감하지는 않은 나이기에 ‘오히려 좋아’도 이미 철 지난 유행어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마음속으로 외쳐본다. ‘오히려 좋아’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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