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할아버지 한 분은 신문 읽는 것을 좋아하셨다. 치매가 있어도 세상살이를 놓지 않으려는 듯 매일 신문을 읽으셨다. 뭐 하고 계신지 보러 들르면 주무실 때 빼고는 신문을 읽고 계실 때가 많았다. 마루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계실 때도 꽤 있었다.
“어르신, 오늘도 신문 보시는 거예요?”
“배추가 만 원이 넘네! 상추는 이렇고.”
채소를 파는 정보가 적혀 있는 란을 보시며 진지하게 외치신다. 가격도 꼼꼼하게 살펴 읽어보시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가끔 동화책을 읽고 계실 때도 있었다. 옆에 앉아서 뭐 읽으시냐고 여쭤보면, 동화책 내용을 차근차근 천천히 읽어 주시기도 했다.
가끔 보호자님이 어르신이 좋아하시는 사탕이나 과자를 주고 가셨다. 어르신은 그걸 서랍에 잘 보관해 두셨다. 어느 날부터는 어르신 방에 들어가서 인사를 하면 갑자기 사탕 봉지를 주섬주섬 꺼내셨다.
“아이고 많이 주지 마시고 딱 하나만 주세요. 진짜 딱 하나요. “
“아니야, 하나 가지고 되나?”
자꾸 한 움큼 집어서 많이 주시려고 하시기에 딱 하나만 달라고 하니 그거 가지고 되냐고 하며 웃으셨다. 다른 날은 어르신을 못 이기고 사탕을 많이 받아와서 그날은 진짜 하나만 받으니 멋쩍게 웃으신다.
어르신이 건네주시는 사탕에서 뭐 하나라도 챙겨주려고 하시는 따듯한 정이 느껴졌다. 그렇게 받아온 사탕은 바로 먹기가 뭔가 아까워 책상에 올려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