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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ela Oct 23. 2024

요양원에서의 삶에 대해

예전에 다른 요양원에서 간호사로 일을 한 적이 있다. 한 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요양원에 한 번 들어오면 밖에 나가기 힘든 어르신들의 삶이다. 아무리 치매가 있다고는 하지만 요양원 근처 산책조차도 흔하지 않은 분들이 꽤 있었다.

내가 일했던 시기는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시기여서 더욱더 조심스러웠던 면은 있다. 가족들의 면회도 아예 제한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돌아가시는 분들도 생겼기에 더 그렇다.


그렇지만 꼭 코로나 때문이 아니어도 국내 요양원에서 밖에 자유롭게 외출하기 힘든 곳들이 꽤 있다. 아마 관리상의 이유로 그럴 것이다. 현실적으로 한 명이 산책을 한다고 할 때 여러 명의 직원이 같이 동행하며 돌보아야 안전하기에 인력 부족 문제도 있다.


미국에서 한 요양원에 봉사를 하러 방문했을 때, 입소자들이 자유롭게 바깥 외출을 하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건강하다면 가족 동행이 원칙이 아니고 그냥 개인적으로 직원에게 이야기만 하고 나들이 가듯 다녀오는 것이다. 요양원도 이 분들에게는 거주하는 집이기 때문에, 우리가 평소 집에도 있고 외출도 하는 개념을 똑같이 적용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아마 나에게 자랑스럽게 설명해 준 것을 보면 미국에서도 모든 요양원이 외출이 자유로운 것이 아니고 이곳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이 차이는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생각했을 때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가 아닐까? 한 번 들어오면 죽을 때까지 거의 실내에서 지내는 경우도 있다는 거니까.


가족들도 면회를 자주 오고 외출을 같이 자주 가는 분들이 있는 반면 입소 후에 우려될 정도로 찾지 않고 전화도 잘 안 받으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요양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치매가 있어 상황에 대한 판단이 잘 되지 않는 분들도 처음 입소하고 가족들이 떠난다고 할 때 싫다고 외치는 경우가 많았다. 딸들이 이제 가보겠다고 하니 울고 화내며 집에 가겠다고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치매가 있으시기에 그 후 몇 시간이 지나면 다 잊은 듯 웃으며 식사도 하고 tv도 보며 잘 지내는 듯이 보이지만 한 번씩 옷을 입겠다고 집에 가러 외출하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면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것이 어쩔 수 없을 수 있겠지만 신체적으로는 건강한 편인데 잘 나가지 못하는 분들이 안타까웠다. 물론 활발히 가족분들과 외출 혹은 외박을 하고 올 수 있고 요양원 혹은 센터 자체적으로 외출이나 여행을 기획해 다녀오는 곳들도 있다.


각각 운영 방식이 정말 다양하고 규모도 다르기 때문에 요양원마다 차이가 큰 것을 느꼈다. 물론 길을 잃거나 위험성이 있기에 직원과 동행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은 든다.


어느 정도까지 자유롭게 외출을 허용하는 것이 좋은 걸지 고민도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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