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창업에 대하여
이직을 생각하던 중, '지식창업'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단 창업은 돈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패스였는데, 지식 창업은 '무자본'이라는 말에 솔깃했다. 옛 말에 '세상에 공짜 없다'라고 뭔가 돈을 대체할 지불 조항이 있을 것으로 보고 시간 날 때마다 '지식창업'분야를 파보기로 했다. 작년 1년간 지식창업을 공부하고 실천에 옮기면서 알게 된 사실 몇 가지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무자본'대신 투자해야 할 것.
보통 사업을 시작하면 거액의 투자금 유치가 생명이다. 매일 밤마다 음식 쇼핑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마켓 컬리'도 처음 시작할 때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고, 최근 공모주 청약으로 유명해진 게임 회사 '크래프톤'도 처음 투자자를 만나는 일이 정말 어려웠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었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고 투자금을 회수하고 마침에 흑자로 돌아서기까지의 노력, 그리고 거기서 나아가 아이들도 이름을 기억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에너지와 돈이 필요하다. 물론 '운칠기삼'이라고, 노력 30%에 운이 70%인 세계가 사업의 세계라고 하지만 그 30%의 기싸움에서 이겨야 70%의 운도 따르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무자본 창업이라는 '지식창업'은 무엇을 투자해야 할까?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답을 알고 계실 텐데, 바로 '시간, 노동' 이 두 가지를 거액의 투자금만큼이나 쏟아부어야 한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서는데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지식창업도 엄연히 사업이므로 일정 부분 마이너스를 감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마이너스를 감수해야 하는가?
첫째로, '이게 되겠어?'라는 부정적인 감정과 싸워 이기는 에너지 소모를 감수해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일을 가공하여 지식이 되게 만드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꾸준히 자신과의 싸움이 계속된다. 예를 들어 10년 육아 경험을 지식으로 가공하여 사람들에게 제공하기로 결심한 어떤 분이 SNS에 사진을 올리고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팔로워를 모으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한다면, '일 VS취미'라는 애매한 경계에 서게 된다. 아무도 일이라고 인정해 주지 않는 시절에는 오로지 '나'만의 의지로 버텨야 하기에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일에 투자를 해야 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온 에너지를 쏟아부어서라도 '여기서 반드시 살아난다'는 의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로, 배움에 대한 마이너스가 있다. 이 부분은 금전적인 부분의 지출이 필요하고 시간과 에너지도 물론 많이 필요하다. 다양한 지식창업 분야에 선구자들이 이미 여러 교육 플랫폼에서 노하우를 풀어내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돈 주고 배울 것까지 있겠어?'라고 생각하지만, 아낌없이 배움에 투자하는 시간은 지식창업을 성공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금전적인 마이너스 구간이다. 중요한 부분은 이 마이너스가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엄청난 시너지로 돌아올 수 있으니 능력 내에서 최대한의 배움을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 안정된 자동 수익이 되기까지 주말과 취미활동을 일정 부분 반납한다. '워라벨'을 꿈꾸며 지식창업에 도전했는데 예전보다 '라이프'가 없어졌다는 푸념들을 듣곤 한다. '자동 수익', 다른 말로 '인세 소득' 또는 '자산소득'은 처음 시작할 때는 '노동 수입'에 비해 더 많은 노동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구간까지 전문 투자자들도 초반에는 엄청난 공부와 발품을 팔며 노동의 시간을 보낸다. 부동산으로 큰 성공을 거둔 한 유투버는 10년 동안 주말과 휴일에는 전국을 돌며 부동산 임장을 갔었다고 한다. 이처럼 어떤 분야에서 지식을 돈으로 환산하고 다시 세상에 알리고 그 지식이 자동 수익으로 돌아오게 하려면 '힘든' 노동의 시간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식창업을 위해 필요한 능력
시간과 노동을 투자할 각오가 되었다면 반드시 장착해야 하는 능력이 있다. 바로 '글쓰기' 능력이다. 명품 수필가나 베스트셀러 작가처럼 글을 쓸 필요까지는 없다. 물론 그 정도의 능력이라면 '출판'만으로도 충분히 지식창업을 해낼 수 있다. 전문 작가가 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도, 일단 지식창업을 준비하기로 했다면 '텍스트'를 창작할 능력이 필요하다. 최소 300자에서 길게는 2000자 정도의 글을 하나의 주제로 일목요연하고 가독성 높게 세상에 내어 놓을 수 있어야 창업을 준비할 수 있다.
기존 사업들은 일단 사업자 등록을 하고 오프라인 매장이나 사무실을 임대한 후에 광고와 홍보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순서를 밟는다. 지식창업은 반대로 진행된다. '모으고, 주고, 판다' 이 순서대로 진행되는데, 모든 과정이 잘 다듬어진 '텍스트'로 소통되기 때문에 글쓰기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곳이 많으니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든 자꾸 쓰고 소통하는 노력이다. 지식창업으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같은 SNS를 권하는 이유도 공짜로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고 팔로워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주제를 잡고 계정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첨삭해 주는 클래스나 모임에 들어가는 부분도 추천한다. 매일 그냥 글을 쓰기보다 첨삭을 받으면서 글을 다듬어 갈 수 있으면 글 쓰는 능력이 일취월장한다. 같은 주제를 300자 정도에 요약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고 2000자까지 늘려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나의 지식'을 '세상의 지식'으로 바꿔줄 제일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해주는 글쓰기에 진심이 되지 않으면 지식창업보다는 다른 창업을 알아보는 편이 낫다.
어떻게 하면 지식창업을 위한 글쓰기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뤄보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