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인긴관계란 늘 숙제이고 고민거리이다. 직장에서, 아이들 엄마와의 관계에서, 친구 관계에서 그리고 가끔은 남편과의 관계에서 종종 불안정함을 느낀다.
성인이 되기 한참 전부터 나는 남들에게 내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굳이 이유를 찾아보자면 그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배운적이 없으니까. 누군가는 굉장히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 또한 어릴적부터의 경험이 쌓이고 자신감과 노하우가 쌓여서일 것이다. 어딘가에서 직/간접 경험을 통해 대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한 사람들일 것이다.
내 생각이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왜 어려웠을까? 주양육자인 엄마와 1:1로 대화해본 기억이 많이 없을뿐 아니라, 부모님께서 건강하게 대화하는 모습 또한 많이 보지 못하고 자랐기에 아무래도 정말 대화하는 방법을 모르는게 맞다.
대화 방법뿐만 아니라, 타인의 눈치를 심하게 많이 보게 되는 것 또한 방해요소가 된다.
‘저 사람이 혹시 지금 나 때문에 불편한건 아닐까’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을 것 같다’
‘저 사람과 좀 다른 의견을 이야기해도 괜찮은걸까’
기본적으로 ‘거절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받아들여지지 못할까봐’가 정말 크게 기저에 깔려있다. 아무래도 이 또한 어린 시절의 경험에 있는 것이겠구나를 알게 된 건, 내 아이를 키우면서부터이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를 부모가 주는 것, 허용해줄 부분은 허용하고, 인정하고, 안되는 것은 명확한 한계를 말해주는 것 - 그러함으로서 아이 스스로가 ‘아, 엄마에게 말을 하면 통하는구나‘를 여러 차례 경험함으로써 이게 내재화되는 것일텐데... 안타깝게도 나는 그러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해보진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좀 슬픈 사실은, 이를 깨달았다고해서 갑자기 대화가 잘 되고 편해지는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간은 참으로 어린시절의 경험이 중요하구나, 무기력한 감정만 커질 뿐이었다.
내 속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것이, 내 안에 답답함이 되고, 때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오해하거나, 상대방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지레짐작을 하며 괴로워지는 결과를 낳았다. 대화가 어렵고, 그래서 타인이 가끔은 나를 오해하거나 어려워하기도 하는. 눈치와 지나친 배려가 오히려 상대를 불편하게 하고, 관계를 굳건하게 해주기 힘들다는것을 30대 중후반이 되면서 깨달았다. 이제라도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된 것에 감사해야할까.
늘 타인과 적당한 ‘거리감’을 두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것도 내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일지 모른다. 그러나 가끔은... 이로 인해 정말 사람으로서 외로워질 때가 있다. 나도 누군가와 시시껄껄 농담 따먹으며 편하게 대화를 하고, 관계를 쌓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정과 사랑을 느껴보고 싶다.
적당한 거리와 외로움 사이에서 고민하는 내가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