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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짜오 베트남 Dec 09. 2019

하노이에서 아파트를 구한다면?

주관적인 관점에서 쓴 하노이에서 아파트 구하기!  

우리 가족은 지금 이사를 준비 중이다. 그동안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가 꽤 만족스러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하필 우리 아파트 주변에서 사건들이 연이어 터져 다른 곳으로 잠시 눈을 돌려보니 이사를 할 이유는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그 중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다른 동네, 다른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나의 생각에서였다. 물론 지금 살고 있는 곳의 많은 장점들이 아쉽긴 하지만, 이사 갈 곳이 지금보다 시내 중심권이이기 때문에 생활은 더욱 편리해질 것이고, 아이들은 어디를 가든 스쿨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학교를 옮겨야 할 번거로움도 없다. 또한 지금 현재 우리는 가구나 가전이 전부 구비되어 있는 '풀옵션'에 살고 있고 다음에도 '풀옵션'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큰 짐이 거의 없다는 것도 이사를 결심하는 데 큰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힘든 것이 없으랴. 이사는 이사고, 게다가 여기는 외국이 아니던가.


올해 하노이는 온 도시가 공사판이었다. 저곳이 다 찰까 싶을 정도로 새로운 아파트가 많이 생겼다.

집은 넘쳤다. 올 한 해 하노이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엄청 많이 생겨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그만큼 고민도 많아졌다. 너무 많은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눈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알게 된 사실이 많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집을 구하러 다니다 보니, 이민이나 회사 주재로 나오기 위해 장기 임대로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 뿐 아니라 '타지에서 한 달 살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단기 임대로 집을 구하시는 분들도 많이 만났다. 그래서 오늘은 하노이엔 살만한 아파트가 어디 있으며, 집을 얻을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1. 베트남 집은 대부분 집 규모와는 상관없이 거실과 부엌이 좁다. 특히 최근 지어진 새 아파트들이 더욱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맞벌이를 해 집에서 밥을 해 먹기보단 외식을 선호하는 데다 3대가 같이 사는 경우가 많아 (조부모님이 아이들 육아를 도와주시거나,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은 육아 도우미를 쓰는 경우가 많다) 주방과 거실을 넓히는 대신 방을 여러 개 만든다고 하니, 주방과 거실이 작다고 놀라지 마시길.


2. 집을 구하거나 계약을 하는 건, 어렵지 않으나 계약이 끝난 후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 봤기가 쉽지 않다. 하노이에선 집을 계약할 때 보통 6개월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경우에 따라선 3개월 혹은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기도 한다. 어쨌든 계약할 때 보증금 명목으로 한 달치를 더 내고, 나중에 집을 뺄 때 돌려받는데, 집주인들이 여러 가지 핑계를 대고 보증금의 일부를 깎기도 하고, 보증금 주는 걸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도 있고, 심지언 돌려주지 않는 일도 있다. 내 경우엔, 인덕션에 스크레치가 한 줄 났다거나 수건에 살짝 물이 들었다 해, 이를 배상하기도 했다. 때문에 '풀옵션'이라도 조심조심 잘~ 사용해야 한다.

집을 계약하기 전에 꼼꼼히 둘러보고 작은 문제라도 있으면 꼭 사진을 찍어 증명해 놔야 한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절대 미리 고치지 말고 집주인과 먼저 상의한 후 고쳐야 한다. 상의 없이 내가 고쳤을 경우 비용을 청구해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한국도 비슷하다)

 

3. 우리나라는 아직 에어비엔비 같은 숙박 공유 사이트가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요즘 베트남엔 숙박 공유 업체의 인기가 높다. 최근 신축 아파트가 굉장히 많아져 빈 아파트들이 많은데, 아직 임대가 되지 않은 곳은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기 전에 잠시라도 돈을 벌고자 이를 에어비앤비로 돌리기도 한다. 우리도, 우리가 본 집의 반 정도는 집에 짐이 있거나 좀 전까지 살던 흔적이 있길래 물어봤더니, 숙박 공유 사이트를 통해 단기 임대를 줬었다고 한다. 그러니 새 아파트라고 막 들어가지 말고 2번과 같은 이유로 계약 전 망가진 곳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고 사전에 부동산에 알려줘야 한다.  

 

4. 하노이에 온 외국인들은 보통 월세를 내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가구, 가전을 포함해 간단한 집기들이 갖춰져 있는 풀옵션과 아무것도 없는 노옵션으로 나뉜다. 그래서 자기 살림이 많은 사람들은 노옵션을, 다 갖춰진 곳을 원하는 사람은 풀옵션을 선택하는데, 풀옵션의 경우는 노옵션보다 비싸다. (보통 200불 정도) 그런데 둘러보니 풀옵션이라고 해 놓고 가격은 더 받으면서 '정말 딱 기본적인 기본적인 가구'만 해 놓은 경우가 허다했다. 때문에 계약을 하기 전 풀옵션의 경우, 집기들이 무엇이 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없는 경우엔 가격을 깎거나 부동산과 상의해 집주인이 무엇을 더 해 줄 수 있을지.. 확실히 상의한 후 계약을 해야 한다.   


5. 우리는 집을 구할 때 동남쪽 방향을 선호하지만, 베트남은 좀 다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동남쪽이 햇볕이 잘 들기는 하지만, 여름에는 40도를 넘는 날이 보통이니만큼 (게다가 여름이 너무 길다, 선선한 날이 한 석달 밖에 되지 않는다) 더운 나라이니만큼 동남쪽 방향은 햇볕이 너무 뜨거워 피하는 사람도 있다. 조금 더워도 햇볕이 잘 드는 것이 좋다면, 동남쪽을, 조금 어두워도 선선한 곳이 좋다면 북서쪽을 선택하면 된다.  


+ 내가 주거지를 굳이 아파트로 한정지은 이유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엔 대단지 빌라 단지가 많이 생기긴 했지만, 낮은 층의 로컬 건물은 바퀴벌레, 쥐, 오토바이 매연, 경적 소리가 심해 청결이나 기타 여러 가지 면이나 관리면에서도 아파트가 아니고선 외국인인 우리가 살기에 썩 편한 구조가 아니다.  



+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하노이 아파트를 정리해 본다.

아래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나의 상황에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들 (학교, 한식당이나 병원 같은 편의시설)을 바탕으로 적어보는 바, 개인에 따라 오차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힌다. 

 

1. 경남 아파트

경남아파트 (부동산 이미지 참조)  

아파트는 단 두 동뿐이지만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산다. 다양한 학원과 한식당이 가득하다. 옆에 있는 '랜드마트 72' 건물까지 포함하면 정말 없는 학원이 없을 정도.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집은 대부분 선호한다. 그래서 다른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살짝 비싸고 빈집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이다. 





2. 미딩 송다 아파트

하노이 부동산 이미지 참조

경남 아파트와 더불어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로 유럽식으로 건물로 생겼다. 경남아파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어 이 곳 역시 학원이 즐비하다. 학원과 함께 한국인이 운영하는 소아과, 치과 등 각종 병원과 한식당, 미용실, 마사지 샵 등...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진 동네로 주거지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을 위한 최대 상업지역으로도 유명하다.    



3. 로열 시티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큰 광장에선 다양한 행사가 많이 열린다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완 좀 떨어져 있다. 하지만 여섯 개동 사이에 아이들이 뛰어놀 넓은 광장과 각 동마다 위치한 실내수영장, 지하 1,2층에 옷가게, 게임장, 볼링장을 비롯해 다양한 상점들이 입점한 대단지 주상복합 아파트다. 특이한 점은 지하에 아이스링크가 있다. 베트남 대기업인 빈 그룹에서 지은 아파트로 단지 안에 BVIS라는 베트남 사립학교까지 위치하고 주로 저학년 아이들을 둔 부모들이 많이 산다.

 


4. 스카이 레이크

미딩 송다 아파트와 경남 아파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경남 아파트 바로 앞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로 현재 입주가 한창이다. 학원, 병원 등 주변에 다양한 인프라를 이용하면서도 단지 안에 큰 호수가 있어 (호수는 아직 완공 전이다.) 탁 트인 뷰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이 역시 빈 그룹에서 지었는데, 빈 그룹에서 지은 아파트들은 보통 상가 안에 다양한 상점, 실내 수영장 등 부가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신축 아파트 중 인기가 높은 편이다. 



5. 시푸차 아파트 

한국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외국 생활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서호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아파트로,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수제 햄버거, 스테이크 가게 등 한식당보다는 양식당이 많다. 하노이에 사는 외국인들이 대부분 이 곳에 사는 만큼 <할러윈데이 행사> 같은 이색적인 이벤트를 즐길 수 있고, 근처에 UNIS, SIS 시푸차 캠퍼스 등의 국제학교가 있다. 


+ 이외에도 한국 국제 학교 근처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인 골드마크 시티, 롯데 백화점 근처에 위치한 메트로 폴리스 등도 인기가 좋다.

+  최근엔 '파크 시티' 같은 신축 빌라 단지도 많이 지어져, 아파트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런 빌라 단지도 많이 찾고 있다.   

+ 집세는 동네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보통 한 달 100 스퀘어에 900불 에서 ~ 1200, 1300불 정도) 집 안에 구조와 인테리어는 사진과 완전 다를 수 있으니, 꼭 눈으로 확인하고 계약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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