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전족 Urban-binding #3

ep2. 잔디정원

by Celloglass

주요 뉴스에서 난리다.


“광안리 해변의 생활형 숙박시설, 뉴스에서는 조망권 침해라며 기자가 손을 뻗어 보인다.”


처음에는 흘깃 봤다.


상업지역이 다 그렇지 뭐 어쩌라고.


상업지역은 ‘상업+업무’가 핵심이다.


그곳에 집을 짓고 살라고 만든 지역이 아니다.


누군가가 그곳에 집을 짓고 살고 싶어 하는 곳인데 상업지역으로 지정되었다는 건

도시계획이 잘 못된 거라는 생각이 안 드나?



교정을 지나다니다 보면, ‘잔디를 보호합시다.’란 푯말을 자주 보면서 자랐다.


잔디 위에 뒹굴면 안 되나?

그리고 격자모양 또는 잔디정원을 빙~~ 돌아서 나 있는 보도로 걸어 다녔다.


누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가로지르면 빠르잖아!”

“누가 이렇게 해놓은 거야!”


어른이 돼 보면 안다.


그렇게 해 놓으신 분은 걸어 다니시지 않는다.


검은색 세단을 타고 건물 입구에서 내리시지.


“차문도 자기 손으로 안 열고 닫는데 길은 무슨…”



어릴 때 우린 ‘탁상행정’이란 걸 배운다.


의미가 중요하진 않다.


잘못됐다는 하나의 상징으로 배우는 단어일 뿐.


우리가 어려 서부터 옳고 그름을 배우기에

어른이 되면, 세상은 변화됐을 거란 막연함에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은 그 전이나 그 이후나

똑같다.


잔디정원의 길처럼.


내 눈에는 도시계획도 같아 보인다.


군락지처럼 형성된 마을은 주거지역

점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일하는 곳으로 갈수록

시뻘~건 색으로 칠해놓는다.


“여긴, 상업지역!”


오래전 광안리 앞은 어땠을까?


태풍 때마다 광고판이 날아다니고

사람들도 바람에 휘청거리지 않았을까?


아마 그곳에 집을 짓고 산다는 것은 감히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때 수립된 도시계획이 지금까지 잔디정원 외곽을 따라 이어진 보도와 같이 계획되었다면?

현실적으로 맞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잔디밭으로 걸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잔디를 따라 보도를 걷고 있다.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도시계획은 멈춰 있다.


우리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를 부러워만 하지,

우리의 잔디정원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게 지금의 도시계획이다.


“도시가 바뀌려면, 그 잔디 위를 처음으로 걸어 들어갈 누군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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