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전족 Urban-binding #2

ep.1 Chameleon

by Celloglass
전입신고
거주지를 옮길 때에 새로 살게 된 곳의 관할 관청에 그 사실을 알리는 일. 또는 그 서류


이사를 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전입신고를 한다.


주민센터를 찾아 새 주소지를 신고하고, 확정일자까지 받아야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전입신고는 집에만 가능할까?’

전입신고는 주택 전용의 개념은 아니다.


건축법상 용도가 주거용이 아니 라도, 실제로 생활하고 거주하는 사실이 확인되면 전입신고는 어느 곳이든 가능하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전 재산을 털어 식당을 차리고, 그곳에서 일하며 밤에는 식당 한 켠에서 잠을 잔다면?

그 식당은 법적으로 전입신고가 가능한 공간이 된다.


중요한 건 건축물의 용도가 아니라, 거주 사실이다.


오피스텔, 신고하면 주택? 안 하면 업무시설?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오피스텔에 전입신고를 하면 ‘주택 수’에 포함된다.


하지만 전입신고를 하지 않으면 동일한 공간이 ‘업무용’으로 간주되어 주택 수에서 빠진다.

건축법상 동일한 오피스텔이다.


그 공간을 만든 기준도, 구조도, 목적도 모두 같다.


하지만 어느 날 정책이 바뀌면,

같은 건축물이 주택 수에 포함되었다가, 업무시설로 되었다가 한다.


건축법상 같은 오피스텔인데 말이다.


법보다 정책이 앞서는 셈이다.


더 놀라운 건 이 혼란이 행정규칙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온다는 점이다.


주민등록법 어디에도 “오피스텔에는 전입신고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은 없다.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정의 해석에 따라 전입신고 가능 여부를 가늠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입장이 바뀌고, 정책 기조에 따라 해석도 달라진다.


오피스텔, 이중적인 존재로 만든 건 누구인가

오피스텔은 국가가 만들었다.


업무를 주로 하되, 일부 공간에서 숙식을 할 수 있도록 만든 ‘합법적’ 건축물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건축물은 부동산 규제의 대상이 되었다.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투기 수단으로 간주되었다.


심지어 전입신고 하나로 주택 수가 바뀌고, 세금이 달라진다.


오피스텔을 만든 것도, 오피스텔을 주거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도 국가다.


그런데 지금 와서 편법이다, 규제를 피해 간다며 구매자와 실사용자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중성의 시작은 오피스텔이 아니라, 오피스텔을 그렇게 만들고 해석한 국가 시스템이다.


상업지역의 숙식, 왜 문제인가

오피스텔은 대부분 상업지역에 위치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업무시설은 일반주거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서는 연면적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상업지역은 원래 상업활동을 위한 공간이다.


그런 공간에서 경제활동을 하다가 숙식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건 편의를 위한 조치 아닌가?


하지만 정작, 부동산 규제가 시작되는 순간
오피스텔은 “꼼수”로 취급받는다.


상업지역에 주거를 입지 시키는 편법이자, 주택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처럼 인식된다.

결국, 혼란은 ‘국가가 만든 것’

오피스텔의 이중성.
전입신고 기준의 모호함.

정책마다 달라지는 해석과 규제.


이 모든 혼란의 원인은 단 하나다.


처음부터 명확하지 않았던 기준.


정책은 명확해야 하고, 기준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국민은 법을 지켜야 하지만, 그 법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게 정책의 기본이다.


그리고 오늘도 사람들은
‘전입신고가 가능한 공간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며,
법이 아닌 분위기와 눈치로 살아간다.


이 분위기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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