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는 누구 편인가?
건축법상 감리의 역할은 단순하다.
도면대로 시공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
참 단순하다.
실제로는 복잡한 서류와 시름해야 할 때도 있지만,
문구상으로는 아주 간단하다.
도면을 보고,
줄자를 들고,
설계된 공법과 자재가 제대로 시공되었는지 확인하면 된다.
모든 법적 검토는 허가 시점에서 이미 끝났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도면대로 시공되었는가.
감리자의 본질적인 역할은
건축주를 대신해, 전문가로서 시공을 감독하는 일이다.
즉, 감리자는 건축주의 대리인이다.
감리의 책임은,
건축주의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늘 도면대로만 되는 건 아니다.
현장 여건상,
자재 수급상,
시공 편의상 변경이 필요할 때도 있다.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럴 때 중요한 건.
누구의 이익을 대변할 것인가.
내 판단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가.
그걸 놓치는 순간,
그는 더 이상 감리자가 아니다.
범법자다.
집합 건축물.
다수가 소유하고 사용하는 건물.
이런 건물은 대부분 분양을 통해 소유권이 나뉜다.
이때 분양을 받은 사람을 수분양자라 한다.
집합 건축물을 건축할 때도
설계자도 있고,
시공사도 있고,
감리자도 있고,
건축주도 있다.
단, 여기서 말하는 건축주는
‘사업주체’이지 실제 소유자가 아니다.
심적으로는
감리가 사업주체를 건축주라 느낄 수도 있다.
나랑 계약한 상대니까.
하지만
실질적 건축주는,
바로 분양받을 수분양자들이다.
가끔 사업주체가
“내가 직접 지은 건물인데,
어떻게 쓰든 무슨 상관이냐”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공용면적을 줄이고,
전용면적을 임의로 넓히려는 경우.
자주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건 불법이다.
집합 건축물은 동의 없이 전유할 수 없다.
그래서 입주자들이 단체 규약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다.
이 사업장도 분양건축물이다.
감리를 수행하고 있다면,
그들의 재산을 지켜야 한다.
그런 사명감 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다면,
그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