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땡큐 이메일.
영어 구술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이메일은 참 고마운 존재다. 영어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작성하고 상대가 한 말을 이해하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메일 문화가 아니었다면 내 유학 생활과 직장생활은 더 고달파졌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메일 덕분에 네트워킹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1. 미국 이메일 = 한국 카톡
미국에서는 이메일의 개념을 카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약간의 형식을 추가해야 한다. 이메일의 기본적인 포맷은 다음과 같다.
Hi Emily (혹은 Professor. Smith),
I hope you are doing well. This is Gildong Hong.
I am reaching out to you to [용건]
...
Looking forward to hearing from you.
Best,
Gildong
위의 템플릿을 기본으로 하고, 구글, 파파고, 챗 지피티 등을 이용하여 작성하시길 추천한다. 구글에서 이메일 템플릿으로 검색하면 수백 가지 예시가 나온다. 최근 가장 편리한 방법은 챗지피티에게 "교수님에게 같이 연구하고 싶다는 이메일 써줘"라고 하면 알아서 유려한 영문으로 써준다!! 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지!!! 하나 주의할 점은, 챗 지피티는 너무 수다스러워서 문제다. 너무 길게 써준다. 적당히 편집해야한다.
2. 평일에는 하루 안에 응답하기.
카톡을 보내고 소위 말하는 '읽씹'을 하면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는 소리를 듣고, 심지어 서로 감정이 상하기도 한다. 미국에서 이메일은 카톡 정도의 속도까지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평일에는 하루 안에 답장을 하고, 주말이 끼면 주말이 끝난 월, 화에는 답장을 하는 게 통상적인 예의이다. 하루 안에 답장하는 것이 물론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이메일에 응답을 잘 안 해주는 사람에 대해 험담이 나오기도 한다.
만약, 긴 휴가로 인해 즉각적인 답장이 어려우면 “automatic reply" 기능을 해놓고 본인이 언제 업무로 복귀할지를 알려야 한다.
처음에 이걸 잘 몰라서, '생각해 보고 보내야지'라고 5일 넘게 답장을 안 한 적이 있는데, 한참 지나고 나서야 이게 잘못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할 말이 없거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면 “생각해 보고 다시 말씀드릴게요”라는 내용으로라도 답장을 보내야 한다!
3. 콜드 메일(Cold mail)
콜드 메일(Cold Mail)은 모르는 사람에게, 커리어 기회를 얻기 위해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미국에서의 많은 네트워크와 채용이 콜드 메일을 통해 이뤄진다.
나 역시, 학교 교수님과 처음 일할 때 콜드 메일을 먼저 보냈다. 물론 미국 교수님들은 하루에 이메일을 수백 통 받기 때문에 나의 이메일이 무시당하는 건 절대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카톡에 알림이 300개 와있다면? 다 읽을 여력이 없을 것이다. 절대 절대 절대 상처받지 말고, 같이 일하고 싶은 다른 사람을 또 찾아서 보내 보시길. 두드리다 보면 하나는 걸린다! 내 주변에서는 100명에게 이메일을 뿌려서 직장을 얻은 사람도 있다.
아래 브런치 글이 참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길.
https://brunch.co.kr/@nyeric/9
4. 리마인더 보내기
정말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거나, 정말 중요한 이메일인데 일주일이 넘도록 답장이 없다. 너무 상처받지 말고 제목에 Reminder을 달아서 다시 보내보시길. 수신자들도 악의가 있다기 보단 워낙 많은 이메일을 받기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놓치는 경우가 많다.
5. 아웃룩 캘린더, 구글 캘린더 활용하기
미국에 와서 가장 적응이 안 되었건 것 중 하나는 아웃룩 캘린더, 구글 캘린더를 활용하는 것이다. 보통 회의가 잡히면 회의를 주도하는 사람이 안건, 시간, 장소 + 보통 줌 링크까지 포함하여 캘린더 초대장을 보낸다. 만약 내가 회의를 주도하게 되면 캘린더 초대장을 내가 해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캘린더 앱에 의존해서 일정 관리를 하기 때문에 캘린더 초대는 꼭 필수다.
6. 이메일 아이디
미국에서 이메일은 본인의 프로페셔널함의 아이덴티티와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닉네임(동물, 사물, 별명 등)으로 이메일 아이디를 만들지만 미국에서 보면 장난치는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Gildong.Hong@gmail.com
이 형태로 만드셔야 프로페셔널해 보인다. 꼭꼭 실명으로 이메일 계정을 하나 만드시길 추천!
미국 와서 처음 이메일을 쓸때 보낼까 말까 수백번을 고민했다. 영어 문법이 틀릴까 봐, 내 영어가 어색할까 봐, 실수할까봐, 혹은 무시당할까 봐 두려웠다. 그런데 이메일을 보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설픈 영어로라도 이메일을 보내면 무언가 변화가 찾아왔다. 혹시라도 영어 이메일을 써야하는데, 망설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눈 딱 감고 보내기 버튼을 누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