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화성인, 독일인은 금성인
4편. 독일의 경제/비즈니스 문화
독일은 유럽의 블랙홀, 자본과 인재를 빨대로 빨아들인다
독일, 제조업의 최고 강국으로 재부상하다
독일에서 되는 산업, 한국에선 안된다
한국에서 되는 산업, 독일에선 안된다
독일 호텔들은 왜 전시회 기간에 바가지를 씌우나
독일이 원자력발전을 포기하고 대체에너지에 올인, 고민은 깊어진다
소비재 명품이 많은 나라, 왜 우리는 소비재 명품이 없을까
중고시장이 어마 어마한 나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이 융합된다
ALDI, LIDL이 뭐야, 왜 싸지?
독일 택시비와 수리비, 완제품 가구는 왜 이리 비쌀까
배달문화, 고속버스 이제 시작하는 독일
식당들도 일 년에 최소 4주 이상 휴가 간다
일요일엔 돈이 많아도 쓸 곳이 없다
한국의 편의점 역할, 독일엔 주유소에서 한다
Pfand(공병 환수제)는 뭐지
독일 화장실 이용 1,000원 왜 이리 비싸지
독일 노동조합은 강성 노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한국인은 알고, 독일인은 모르는 단어 Hidden Champion
독일 자동차 회사의 악몽, 클린(더티) 디젤 차량
독일은 유럽의 블랙홀, 자본과 인재를 빨대로 빨아들인다
유로화 도입 이후 최대 수혜 국가는 독일이라는 말은 필자가 지난 2002년부터 2020년 중 11년을 독일에서 근무하면서 항상 하던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독일은 제조강국, 사회적 타협이 가능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2005년 독일은 실업률 11.7% 실업자수가 500만을 넘는 시기에 허덕인다. 당시 근무를 하지 않은 주재원들은 현재로서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시기였다. 독일 신문에서 제조업을 포기하고 영국이나
두바이와 같이 금융과 서비스업 활성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대서특필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현재 독일의
실업률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6-7% 수준이다. 거의 실업률이 절반으로 줄은 상태이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2%에 불과하다. 고용창출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2004년 당시 좌파정권인 독일 사민당의 쉬뢰더 총리는 전통적인 노동자 보호책을 포기하고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하르쯔 정책을 실시한다. 기존의 실업급여 혜택을 축소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잡셰어링을 활성화하면서, 1인 기업의 설립을 가능케 하는 노동개혁을 실시한다.
전통적으로 사회보장 확충을 통한 노동자 보호에 앞서던 정당이 우파보다 더 보수적 시장개혁을 실시한 것이다. 당시 반노동자 정책은 독일 국민들의 반감을 일으키게 되고 2006년 보수당인 기민/기사당 연합의 Merkel 당수가 정권교체에 성공하게 되는 기폭제가 된다. 보수당인 기민/기사당 연합은 전 정권인 사민당의 노동개혁을 계승하면서 오히려 2010년 촉발된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시에 노동 단축을 통한 인위적 구조조정을 포기하면서 친 노동자 정책을 실시한다.
당시 수출과 내수의 동반 추락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힘든 시기를 겪던 독일의 결단은 독일 경제 부흥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프랑스, 스페인, 이태리 등의 대부분 회사들이 인적 구조조정을 택한 반면, 독일은 전체 숙련 엔지니어, 기술자, 해외영업인력을 고스란히 보존하면서 주 5일 근무를 주 3일 근무로 축소하고 임금을 줄이고 임금 감소분의 1/3은 예산지원을 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노사정위원회의 소통과 합의를 통하여 당시에 진행된다.
2011년 말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수출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주 3일 근무를 주 4일, 주 5일 그리고 금융위기 시의 감소된 임금을 환원한다는 명목으로 특근을 통하여 생산성을 향상하면서 독일 기업들은 다시 세계 초우량 국가로 재등장하는 계기가 된다.
이후에도 밀려드는 해외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프랑스, 스페인, 이태리 등지에서 해고된 전문 엔지니어와 기술자들을 대개 영입하면서 독일은 2019년 거의 완전고용 단계의 기술 제조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계기로 삼는다. 독일의 기업문화는 인간을 중심에 두고 있는 점에서 많은 현대국가들의 귀감이 되었다. 2020년 코로나 이후에도 단축근무 보조금 제도 등을 통하여 미국이나 다른 국가와는 달리 독일의 실업률은 급격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가지 더 사례를 들어본다. 독일은 1990년 독 일재 통일 이후 2011년까지 부동산 침체를 겪고 있었다. 2012년 당시의 독일 언론 기사를 검색해 보면 부동산의 맹지로 불리던 베를린의 땅값과 주택 가격이 들썩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당시 독일 언론에서 분석한 기사는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부호들이 독일 부동산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온다.
미래 지속발전이 기대되는 독일에 미래가 불투명한 남유럽 국가들의 부호들이 자본을 투자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IMF 구제금융시기에 금 모으기 등으로 국가경제재건에 앞장서던 우리와는 여러 가지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남유럽의 단면을 본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던 경험이었다.
독일, 제조업의 최고 강국으로 재부상하다.
독일의 대기업은 화려하다. 지멘스, 벤쯔, 보쉬, 폴크스바겐, 비엠더블유, 바이엘 등 등의 화려한 대기업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독일의 중견기업들 역시 명품 히든챔피언들이 많다. 밀레, 몽블랑, 휘슬러, 마이쎈, 파버카스텔, 베엠에프, 보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중견기업들이 1300여 개나 있다.
그런데 유로화가 도입되면서 특히 포르투갈, 이태리, 그리스, 스페인 등의 경제활력이 떨어지고 저성장과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세계시장에서의 독일 제품의 경쟁력은 세계 일류인데 남유럽 국가들 덕분에 유로화가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독일 상품의 세계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당연히 독일 제품에 대한 인기는 높아만 가는 데 유로화 환율은 낮은 통화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니 독일 제조 경쟁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현상이 나타난다.
세계적으로 독일 제품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이로 인해 독일의 공장 가동률은 높아만 가고 추가적인 인력이 필요한 것이다. 독일 내에는 엔지니어, 기술 전공자들의 수급의 한계가 있으니 남유럽에서 공대와 엔지니어 출신들이 대거 유입된다. 경제가 활성화되고 투자가 늘어나고 일자리는 더욱 늘어나는 과정이 최근 7년간의 독일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IMF 구제금융시대와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외자 대출이 적은 수출 대기업 역할을 독일이 맡고 당시 외자 대출이 많았던 기업들과 제2 금융권이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라고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독일에서 되는 산업, 한국에서 안된다
초저가 유통망: 독일은 ALDI, LIDL, PENNY와 같은 소위 초저가 유통망이 대세, 또한 이 유통업체들의 공통점은 인테리어나 인력을 최소화하고 대신에 초저가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유통점이라는 점이다. 독일인들은 낮은 가격과 품질에 민감하지 화려한 포장이나 겉모습이나 과도한 친절에는 둔감한 점이 작용하는 유통 형태로 보인다.
DIY유통점: Hornbach, Baumarkt, Hoeffner 등 독일은 인구 10만이 넘는 도시에는 우리나라 이마트 규모의 DIY 유통매장이 최소 두세 개씩 있으며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과 같은 100만 명 이상 대도시에는 수십 개씩 대형 매장을 가지고 있다. 독일인들은 주당 37.5시간 정도 근무하면서 연간 6주 정도의 휴가를 대부분 활용하면서 가정에서 조립할 만한 여건을 갖추고 있기에 DIY유통점아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전자전문 유통점: 우리나라에도 하이마트 등이 있으나 대부분 이마트나 롯데마트 그리고 홈쇼핑 등을 이용하여 전자기기를 구입하는 것이 많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에는 A/S가 보장되는 SATURN이나 MEDIAMARKT와 같은 우리나라 이마트나 롯데마트 매장의 절반 정도 크기의 대형 전자전문 유통점이 대도시에는 3-4군데, 인구 10만 정도의 소형 도시에도 최소한 하나씩은 존재한다. 최근 동 유통매장들은 이베이나 아마존 등 온라인 유통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데 이를 탈환하기 위하여 경쟁적으로 별도의 온라인 시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베이와 아마존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이월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되는 산업, 독일에선 안된다
택배문화: 한국의 택배는 오토바이로 당일 배달이 가능한 서비스이다. 하지만 독일은 오토바이로 영업을 하는 것이 법적으로 어렵고 또한 보험 및 근로자의 안전 등의 사유로 택배 시스템이 어렵다. 과거 한국의 대표적인 물류기업이 택배시스템이 없는 독일에 진출해 보고자 하였으나 실패한 적이 있다.
대리운전: 독일은 대리운전이 없다. 회식문화가 없는 독일에서는 당연한 현상이다. 단 한국 주재원들의 경우 택시를 두 대 불러 한 명은 운전을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대리기사 차를 따라가서 운전자를 다시 택시가 있는 곳으로 운전하는 방식으로 택시비를 두 배를 내는 방식으로 프랑크푸르트 등에서는 일부 진행이 되고 있다. 택시비가 한국보다 동일거리 기준으로 2.5배 이상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국 택시비의 5배 수준, 15-20km 정도 거리를 독일 대리운전을 한다고 생각하면 거의 8-9만 원 수준으로 제주-서울 편도 항공임이 든다고 생각하면 되니 동 사업이 진행이 되기가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TV 홈쇼핑: 독일에도 QVC, HSE24 등 몇몇 홈쇼핑 채널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이베이나 아마존 등에 비하여 틈새시장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Judith와 같이 홈쇼핑 스타가 탄생하기도 하지만 독일인들의 습성상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면 유행에 둔감하여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시회 기간 중에 독일 호텔은 왜 바가지를 씌우나
최근 국제화가 진전되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유럽 배낭여행이나 출장을 많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독일 호텔에 대해서 어떤 사람들은 독일의 호텔비가 살인적이고 시설이 정말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독일은 국민소득에 비하여 호텔비가 저렴하고 깨끗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오프라인 개념의 관리 호텔이 2000년 이후 사라지고 호텔 사이트 trivago, expedia, hotel.com 등을 통하여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활성화된 최근에도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여행지나 출장지의 그 도시가 동 기간에 Messe(전시회)나 도시의 고유 축제(Karneval, Festival)등이 개최되는 경우 숙박 가격이 평상시의 5-6배 이상 치솟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가 겪은 전시회중에 가격이 치솟는 대표적인 전시회의 경우 베를린의 IFA, 프랑크푸르트 암비엔 테, L&B, 프랑크푸르트 자동차 부품 박람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ISH 등이 있는데 이중에 백미는 하노버의 Hannovermesse(하노버 산업박람회)가 가장 대표적이다.
하노버 비수기에 출장 가는 사람은 70-80유로(한화 약 10만 원 이하)로 4-5성급 호텔을 예약하는 반면, 하노버 산업박람회 기간 중에 출장 가는 사람들은 300유로(한화 약 40만 원)를 내도 숙박할 장소가 없어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독일의 국제전시회에는 연간 1,600만 명의 바이어가 방문을 하여 수요가 많고 공급은 적고, 숙박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목에 돈을 벌려고 하는 욕구가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독일에 출장이나 휴가를 가는 경우 해당 도시에 대형 축제나 전시회가 있는지 꼭 확인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원자력발전을 포기하고 대체에너지에 올인, 고민은 깊어진다
핵분열은 독일이 시초이다. 벌써 100년 전에 막스프랑크, 아인슈타인(미국 망명 전) 등이 핵분열의 기초와 상대성이론을 확립하였고 2차 세계대전에는 핵분열을 통한 무기 개발을 시도한 바가 있는 나라이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70년대 SIEMENS와 AEG라는 독일의 다구적기업이 핵발전의 상용화 기술을 선보이던 나라이며 1990년대에는 전체 발전량의 30% 이상을 핵발전으로 커버하던 나라였다.
하지만 전임 슈뢰더 총리는 80년대 체르노빌 사태 이후 철저한 핵발전 폐기를 주장한 대표적인 인사이다. 특히 Niedersachsen주지사 당시 소속 주에 건립 예정인 최종 핵폐기물 처리시설인 Gorleben 방폐장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주요인 사이며, 집권 후 핵폐기 정책을 관철시킨 바 있다.
이어 2006년 메르켈 총리가 집권 후 평화적인 핵발전의 정책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으나 후쿠시마 사태를 겪으면서 독일의 핵발전 포기는 가속도를 더한다.
2018년 현재 독일은 20여 개에 달하던 핵발전소 중 2/3 이상의 발전소를 폐쇄하였으며 7개의 운영 중인 핵발전소도 2022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폐쇄할 예정이다.
현재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량은 2019년 말 기준 41.1%로 90년대 핵발전량을 능가하는 수준까지 대체에너지를 통한 발전량을 도달한 상태이다.
하지만 풍력발전이나 지열, 태양력 발전의 전력생산단가가 기존 화석에너지보다 높고, 또한 원전 발전소의 최종 폐기 비용이 예상보다 높아 에너지 관련 독일의 고민은 높아지고 있는 단계이다.
소비재 명품이 많은 나라 독일, 우리는 왜 소비재 명품이 없을까?
최근 한국에서 독일로 온 비즈니스맨들이나 여행객들이 귀국 전 독일에서 쇼핑하는 것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산업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트렌드는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2018년 초를 기준으로 보면 대개 독일에서 구매하는 것들인 쌍둥이칼, 휘슬러 밥솥, WMF 주방용품, 치약, 초콜릿, 구미베어 젤리, 핸드크림, 주름제거용 크림, 비타민 및 영양제, 도자기류, 명품 가방 및 휴고보스 양복류 등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최고의 산업 경쟁력과 기술을 보유한 독일에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소비자라고 정평이 나 있는 한국인들이 구매하는 것들은 대부분 전통산업분야, 굴뚝산업이라고 국내에서 폄하하는 가방, 의류, 제과류, 부엌용품과 영양제라는 점이 이상하다.
대한민국은 아쉽게도 미래산업에 대한 강박관념적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본다. 과거 60-70년대 식품, 가발산업, 80년대 중공업, 90년대 자동차, 기계산업 및 전자산업, 2000년대 이후 IT산업, NANO, BIO, 대체에너지, LED 등 첨단산업을 중점 산업으로 지정하고 정부차원에서 집중 육성을 하면서 시대별 중점산업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금속제 젓가락을 한국인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2000년 이상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22세기가 되어도 아니 수백 년이 흘러가도 한국인들은 금속제 젓가락을 사용할 것이라 확신한다.
PC, 스마트폰, 태블릿이 아무리 대중성을 확보해도 21세기 말 종이, 연필이나 볼펜은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 백 년 뒤에는 한국인의 부엌에 밥솥과 부엌용 칼이 없는 가정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
독일의 산업정책 역시 한국과 유사하여 2020년 현재 독일은 인공지능, 대체에너지 사업, 친환경자동차, 핀테크,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한 미래기술 산업을 중점분야로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으나 한 가지 한국과의 차이점은 기존 전통산업분야 기업과 미래산업분야 기업의 지원함에 있어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일 최고의 칼을 만드는 히든챔피언 기업인 HENKEL에서는 오늘도 젊은 최고 수준의 고급 두뇌들이 더 나은 최고의 칼을 계발하고 있으며, 몽블랑은 독일 최고의 젊은 인재들이 세계 최고의 만년필을 더욱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으며, WMF에서는 수저와 포크를, 하리보는 더 쫄깃쫄깃한 새로운 구미베어 젤리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물론 바이엘, BASF, VW, BENZ, SIEMENS, AUDI, BOSCH, SAP 등과 같은 굴지의 첨단 바이오, 첨단 기계 및 자동차 독일 대기업에서도 젊은 수재들이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한국과 독일의 차이점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 인재, 기술력과 관심 부족으로 소비재 명품기업이 탄생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다.
2025년쯤 수십만 명의 독일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에 필수 쇼핑리스트로 도루코 칼, 모나미 연필, 모닝글로리 노트, 한국의 금속제 젓가락 세트, 김 종류과 김치류, 한국 영양제를 싹쓸이하는 광경을 상상해 본다.
중고시장이 어마 어마한 나라
우리나라에도 옥션, 네이버의 중고나라, 당근 마켓 등이 있어 중고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통합된 거대 유통시장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이는 중고제품에 대한 신뢰를 가지지 못하는 한국인의 특성과 중고제품 거래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기 등에 대한 두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독일의 경우 수백 년 전부터 동네마다 중고제품을 파는 벼룩시장(Flohmarkt, Troedelmarkt)이 주말마다 활성화되어 있었고 약 15년 전부터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재편되었다가 최근에는 온라인 중고 유통시장이 대세로 확립된 상태이다.
독일은 중고시장은 ebay가 절대적인 강자로 83백만의 독일인 중 24백만 명이 액티브한 이용자로 정기적으로 이베이를 사용하여 중고제품과 수입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3천만 개 이상의 제품이 옥션과 즉시 구매 품목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고차 판매에도 이어지는데 2020년 1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고차 사이트인 엔카의 경우 9만 여대 정도의 중고차가 등재된 반면 독일의 대표적인 중고차 사이트인 Mobile.de에는 154만 대의 중고차가 등재되어 있다. 양국의 차량 보유대수가 우리나라가 23백만 대, 독일이 55백만 대 수준임을 보더라도 중고시장 집중도가 독일이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 역시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의 가격을 보고 15% 이상 낮은 제품을 독일 이베이에서 발견하면 20여 년 전부터 구매하여 현재 구매와 판매한 제품이 300여 개를 넘는다는 점은 참조하기 바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장이 융합된다
2016년부터 독일의 하나의 특징은 온라인 유통시장과 오프라인 시장이 융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하이마트와 유사한 대표적인 독일의 전자유통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Mediamarkt와 Saturn이 있다. 대개 인구 5-10만이 넘는 도시에는 거의 반드시 우리나라의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비교되는 규모의 전자유통매장이 있는데 대부분 상기 두 개 회사 중의 하나의 매장인 경우가 많다. 1999년 이베이 독일이 설립된 이후, 최근 아마존을 통한 중소형 가전제품의 구매가 대세가 된 이후, 최근 나타나는 특징은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이 Amazon과 Ebay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판매에 나선다는 점이다. 이월 제품, 장기 치하 신제품 등을 기존의 이베이와 아마존을 통하여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EDEKA, REAL, METRO, ALDI 그리고 LIDL 등의 독일 초대형 유통업체들 역시 중소기업들 제품의 경우 납품실적 레퍼런스로 온라인에서의 판매실적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으니 비록 손이 많이 가고 마진이 높지 않지만 이베이와 아마존의 파워셀러를 통한 독일 진출도 필자는 강력하게 추천한다.
2020년 오프라인의 전통적 강자이던 KARSTADT, KAUFHOF, METRO 등이 매장 축소 및 감원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온라인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에서도 지속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두기업이 있는데 바로 아래에서 설명할 ALDI와 LIDL이다.
ALDI, LIDL이 뭐야, 왜 싸지?
독일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호의 대표는 얼마 전에 타계한 Aldi의 Albrecht형제와 Lidl의 Dieter Schwarz 씨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이병철 회장이나 정주영 회장이 대표적인 부호로 손꼽히던 것과 유사한 독일 내의 인지도를 가진 부호들이다.
Aldi의 경우 형인 칼 알브레히트와 동생인 테오 알브레히트는 모두 합쳐 약 3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였으며 세계 3대 부자로 랭크된 바 있다. 회사명은 간단하다. Albrecht와 Discount가 결합하여 Aldi로 칭한 것이다.
Lidl의 Dieter Schwarz의 경우 2019년 추산 415억 유로(약 45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일체의 공개석상에 참가하지 않고 인터뷰를 하지 않는 은둔형 갑부이다.
수박 한 통에 2유로(약 2600원), 1유로(약 1300원) 짜리 LED 전구, 소고기 등심 300그램이 6유로(약 9000원) 도저히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2배 가까운 나라에 이런 가격이 가능한 이유가 무엇일까?
독일은 인건비가 한국보다 높아 인력을 거치는 제품은 한국보다 비싸지만 식료품과 먹거리 등 중산층 이하 국민들이 반드시 필요한 제품은 한국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가격이 가능한지 의문점을 가지면서 조사해 보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네슈퍼를 가지고 있던 알브레히트 형제는 경기 불황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두 형제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식료품을 직접 구매하며, 포장하고, 세척하고 디스플레이하고 하는 과정을 과감히 모두 없애고 가격을 낮추는 획기적인 초저가 경영방식을 도입한다. ALDI 초창기에는 매장에 우유제품도 한 종류로 하나, 계란도 한 종류, 과일도 한 종류 약 300개의 제품만 산지에서 바로 가져왔으며 농가가 제공하는 박스 그대로 진열대에 올려 파는 방식으로 시작을 한다.
중간상을 거치지 않고, 별도 포장도 하지 않고, 인력도 최소화하니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현재에는 냉동, 냉장제품도 많이 판매하지만 60/70년대에는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냉동제품도 없었고 가격 에티켓도 없었다고 한다. ALDI 판매원은 300개 가까운 제품의 가격을 모두 외워서 판매를 했어야 할 정도로 비용에 인색한 기업이었다.
1985년 필자가 최초에 Goettingen이란 도시에 부모님과 15세의 나이로 도착했을 때에는 AlDI 매장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독일에 비하여 1/10에 불과한 당시에는 저렴한 ALDI매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30년 전 ALDI 매장 안에는 독일인보다는 한국 유학생을 비롯,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
2002년 프랑크푸르트무역관에서 최초 파견근무 시에 본 Aldi는 십 대에 보았던 Aldi와는 차원이 다르게 바뀐 점이 눈에 띄었다. 일단 모든 매장이 대개 50-100대 정도의 무료 주차장과 더불어 매장이 우리나라의 과거 동네 슈퍼 정도 크기라는 점이다. 매장 내에 시식 코너나 판촉직원은 전혀 없고 계산대 직원도 평상시에는 단 한 명, 줄이 길어지면 무선호출로 줄이 없어질 때까지만 계산대 직원을 호출하고 줄이 짧아지면 다시 한 명만 계산대에 앉는다.
ALDI와 유사한 유통방식을 택하는 LIDL, 두 회사는 독일에서도 저가와 동시에 고품질을 요구하는 납품 방식으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저렴한 생필품과 식품을 구매하여 다수가 만족하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고민해 보아야 할 유통구조이다.
독일 택시비와 수리비, 완제품 가구는 왜 이리 비쌀까?
상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독일의 일반적인 생필품의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훨씬 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반대로 택시비는 한국의 세배, 완제품 가구, 컴퓨터/가전제품 수리비, 이발소/미용실 등은 한국과 비교하여 두 세배 이상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유는 높은 인건비 때문이다. 2020년 현재 독일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9,35유로로 책정되어 있다. 한화로 약 13,000원 정도이지만 이는 단순 아르바이트 기준이며, 전문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공임은 한국과 대비하여 최소 두, 세배 수준이다. 한국에서 롯데마트나 이마트 정도로 큰 Hornbach, Baumarkt, IKEA, Toommarkt 등의 대형 DIY 매장은 독일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이유이다. 공임이 워낙 비싸다 보니 직접 집에서 조립하고 수리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상기와 같은 이유로 독일에서는 공장에서 부품이 반제품 형태로 나오는 저렴한 최종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제품 형태의 제품을 집에서 퇴근 후나 주말에 3-4시간을 투자하여 조립하는 것이 일반적인 독일 중산층의 일상이다. DIY 대형매장마다 반제품을 배달하고 조립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으나 제품 종류에 따라 100유로가 넘는 경우도 있어 절약이 몸에 베인 독일 가정보다는 외국인 가정이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배달문화, 고속버스 이제 시작하는 독일 하지만 고속질주 중
베를린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독일에서 가난한 수도의 대명사였다. 산업도 없고 중앙부처 공무원이나 중앙 연구소 연구원과 외국기관 근무자 등을 제외하면 고소득 종사가 없는 지역, 실업자가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베를린은 스타트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10년 이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독일의 스타트업 기업은 아이러니하게도 Lieferheld(배달 위탁기업), Flexibus(도시 간 장거리 고속버스회사)이다.
Lieferheld는 후발주자이지만 한국의 배달 기업에 투자를 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하고 있고, Flexibus는 2017년 독일 스타트업 중에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영문으로는 Delievery Hero라고 불리는 Lieferheld사는 2020년에 독일의 주식평가 30개 기업만이 가입할 수 있는 DAX에 등재되어 현재 가장 핫한 기업 중의 하나이다. 동사는 독일에서의 매출은 없지만 한국, 동구권, 중남미 등의 배달 기업을 M&A 하여 세계시장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첨언한다. 한국에서도 요기요와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는 등 매우 잘 알려져 있는 회사이다.
2003년 경 필자를 비롯하여 많은 한국 주재원들이 술자리에서 독일에서 배달사업과 고속버스회사를 차리면 어떨까?라는 농담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17년 만에 시장이 형성되고 주류기업으로 돋움 한 것을 보면 시장은 항상 변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식당들도 일 년에 4주 이상 휴가 간다
독일의 식당은 고급식당과 직장인들을 위한 일반식당으로 한국과 비슷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주거지역 상가의 식당은 한국과 비교하여 극히 적다는 점이다.
도심의 먹자골목의 식당은 매우 다양하며 독일 식당보다는 이태리 식당, 터키 케밥집, 그리스 식당, 중국식당, 일본 초밥집, 인도, 베트남과 태국 식당 등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것이 최근 트렌드로 보인다. 한국기업이 밀집한 프랑크푸르트에는 한국식당 등도 최근 급증 추세에 있다. 고기와 감자 그리고 맥주를 주메뉴로 취급하는 독일 식당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고 아시아 음식이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아시아식당들이 많아지고 있는 경향이 강하다.
독일에서 근무하면서 놀랐던 점 중 하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명식당들도 여름에 2주 이상, 연말에 2주 이상의 휴가를 간다는 점이다. 식당이 쉬면 손님이 떨어진다는 한국과는 달리 독일인들은 이를 십분 이해하고 있으며 휴가기간을 미리 공지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한다.
일요일엔 돈이 많아도 쓸 곳이 없다
독일은 상점 개폐 법(Ladenschlussgesetz)이라는 것이 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독일에서도 주말 영업이 가능했었으나 노동자의 보호와 종교적인 이유로 1900년부터는 주말 상점 영업을 제한했다.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토요일에도 13:00까지만 영업을 허용하였으나 최근에는 토요일에는 백화점과 슈퍼가 저녁 8시까지는 영업을 하도록 연장한 상태이지만 원칙적으로 일요일에는 모든 백화점, 슈퍼 등의 가게가 문을 닫아야 하며 이를 위반 시에는 영업정지와 벌금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예외적으로 1년에 지자체별로 4일의 일요일에는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독일어로 Verkaufsoffnersonntag(직역:판매 가능 일요일)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주재원들과 관광객들이 일요일 영업정지로 인하여 초기에 많은 혼란을 겪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고 부득이하게 주말 중에 근무를 할 시에는 장을 보기 위해 토요일은 쉬고 일요일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편의점 역할, 독일엔 주유소가 한다
독일에는 상점 개폐 법으로 인하여 일요일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기술한 바 있다. 24시간 영업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한국과 같은 편의점은 없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주유소 부설 편의점이다.
저녁 8시 이후 슈퍼나 상점 등이 문을 닫은 시간 맥주나 생수, 등의 생필품이 필요한 경우 독일 주유소를 가면 구매가 가능하다. 물론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격은 일반 할인매장이나 슈퍼에 비하여 10-20% 이상 비싸다. 대부분의 도심 독일 주유소도 저녁 11시 이후에는 문을 닫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꼭 새벽에 물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분은 Autobahn(독일 고속도로) 상의 주유소는 유일하게 독일에서 24시간 영업이 허용되고 있다는 점을 첨언한다. 하지만 주유소 사장에 따라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인터넷을 통하여 확인이 필요하다.
Pfand(공병 환수제)는 뭐지?
독일에서는 페트병, 캔은 공병 환수제를 실시하고 있다. 페트병 하나를 슈퍼에 반납할 시에 25센트(한화 약 320원 내외)를 환불하여 준다. 생수를 구입할 경우 낮은 가격의 1.5리터 생수 6병을 구입 시에 3유로를 지불하는데 실제 생수 가격은 1.5유로, 공병 가격이 1.5유로 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외국 관광객이나 막 도착한 주재원 가족들은 이를 모르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독일의 부랑자들이 이를 수거하여 생활비로 쓰는 것은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다. 동 제도는 2005년부터 도입되었고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독일 부랑자가 월드컵 경기가 끝난 후 인근 휴지통에서 하루에 3,000유로 상당의 공병을 수거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공병 환수제의 도입 배경은 최근 일회용 용기가 급증하고 이로 인한 환경문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고 한다.
독일 화장실 출입 비용 1,000원 왜 이리 비싼지
한국에서 출장 온 한국업체들 지원 출장을 갈 때에 필자는 반드시 유로화 동전을 준비한다. 독일의 모든 화장실은 전시장, 쇼핑센터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50센트에서 1유로의 돈을 받기 때문이다. ‘왜 화장실 인심이 이리 인색하지?’ 한국에서 출장자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과거 88 올림픽 이전에 우리나라도 많은 화장실이 유료였던 점을 회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고속도로 상의 휴게실 화장실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대개 70센트를 출입기에 넣으면 50센트 쿠폰이 하나 나온다. 이 쿠폰으로 휴게실의 음료나 식사 계산 시에 주면 그만큼의 금액이 할인되니 버리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고속도로 주행 시에 무료 화장실을 이용하고자 하면 PWC 푯말의 정거장에 들어가면 되지만 청결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권하지는 않는다.
독일 화장실이 돈을 받는 이유는 화장실 청소부의 임금으로 이용료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유료화장실에는 전담 청소부가 있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한국 관광객들이 놀라는 것 중에는 대형 독일 맥주집이나 일부 식당의 화장실에서도 50센트 정도 돈을 받는 점이다. 이유는 점주가 청소부에게 임금을 지급하지만 최소 임금을 지급하고 있고 추가적인 팁 성격의 화장실 사용료를 받는 것이니 독일에서 여행 중에는 50센트 동전을 많이 챙기기를 권장한다.
독일 노동조합은 강성 노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독일의 노동조합과 노동운동, 독일에 노동조합은 7개뿐, 회사에 노동조합은 없다 기업운영위원회가 있을 뿐이다.
독일에서는 파업이 정말 흔하다. 독일 철도는 일 년에 수차례 파업으로 수 일 또는 수 주간 멈추고, 공립학교나 유치원 교사들의 파업으로 아이들을 맡길 곳 없는 부모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수개월 전부터 여행 예약을 한 사람들이 비행기 조종사, 스튜어디스 심지어는 공항종사자들의 파업으로 발이 묶이는 날이 매우 빈번하다.
이렇게 파업이 자주 있는 독일의 노동조합에 대하여 전반적인 독일 국민들의 인식은 ‘불편하지만 이해한다’는 반응이 많다.
자신 역시 노동자로 불합리한 노동조건으로 인한 파업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독일인들이 다수인 것이다. 역지사지, 즉 자신을 파업 노동자로 빙의하여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교육을 받아온 독일인들의 일반적인 관념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인은 알고, 독일인은 모르는 단어 Hidden Champion
세계적인 중견기업을 일컫는 숨은 챔피언 기업(Hidden Champion)이라는 영어단어는 7-8년 전만 하여도 독일인들 대부분이 알지 못하는 생소한 단어였고 2021년 현재에도 경제 관련 관심을 가지는 독일인들 정도가 그 의미를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중소/중견기업을 의미하는 히든챔피언은 독일에 1,300여 개 사가 있다. 대개 매출액 5조 원 이하, 세계시장점유율에서 넘버 1,2를 가리는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의미하는 기업이 그만큼 독일에 많다는 것이다.
한국사람들이 알만한 몇몇 기업을 예를 들자면 냄비의 Fissler와 WMF, 주방용 칼 Zwillingen을 만드는 HENKEL사, 고급 세탁기의 대명사 Miele, 만년필의 몽블랑, 색연필 등 학용품을 만드는 Faber Castell, 도자기엔 Meissen, KPM, Rosenthal, 광학렌즈의 Zeiss, 화장품의 NIVEA, 아이들 젤리를 만드는 Haribo 등 등이 있다.
대개 100-2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가업승계기업이 대부분이며 돈이 되는 모든 분야에 투자하는 그룹사가 아니라 한 분야에 전문기업으로 대표된다는 점이 특이한 점이다.
독일에서 히든챔피언들이 많은 이유를 필자는 다음과 같이 분석해 본다
기술인력을 회사 자체가 직접 양성하는 교육과 기술자를 우대하는 국가 교육시스템
상업과 공업 종사자들이 중산층을 구성할 수 있는 세제와 사회구조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경영체제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는 중장기적 계획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대도시 인력 집중현상이 없고, 고향을 중시하는 독일인들의 보수적인 태도
중소 중견기업의 수평적 근무환경과 안정된 급여, 휴가, 복지 등이 보장되는 합리적인 기업 문화
과당 경쟁으로 인하여 기존 시장을 무너트리지 않고자 하는 경영자의 태도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독일에 수많은 세계 일류상품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추산된다.
독일 자동차 회사의 악몽, 클린디젤(더티 디젤?) 차량
2000년대 초반 일본의 도요타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거 상용화하고 높은 연비와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하며 세계 완성차 시장에 도전을 한다. 당시 독일 완성차업체는 하이브리드를 실질적인 친환경차가 아닌 과도기의 기술로 폄하하고 클린디젤이라는 카드로 대응하게 된다.
실제 일반적인 휘발유 차량의 당시 100KM당 연비는 8-10리터,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는 5-6리터로 30% 이상의 연비절감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디젤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100KM당 연비를 5-6리터 수준에, 유럽 내 대부분 국가에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디젤 가격이 10% 내외로 저렴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독일 완성차업체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기술의 개발보다는 디젤 고효율화에 올인하게 된다.
하지만 직접분사방식의 디젤은 배기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소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당시 독일 최대 자동차 회사의 CEO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독단적 경영방식으로 유명한 사람으로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를 대폭 줄이는 중장기 경영방침을 하달한 상태였다. 배기가스 감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시에 불이익을 두려워한 중간관리자들이 배출가스를 실제 도로에서가 아닌 배기가스 시험기관의 테스트 현장에서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인위적으로 줄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일반적인 독일 기업문화와 다른 상명하달식 기업문화에 독일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클린디젤이라는 말은 허구임을 모든 독일인들이 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는 급속도로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 시대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VW의 경우 전기자동차 시리즈인 ID3/4 등을 통하여 전기자동차에서도 세계 최고 자동차 기업이 되고자 노력 중이다. 하지만 미국, 한국 등 전기자동차 완성차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나라에 비하여 늦은 시작을 한 독일의 완성차업체들이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가솔린과 디젤 차량에서 최고봉을 누리던 독일이 10년 뒤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필자도 매우 궁금하다. 특히 테슬라가 구 동독지역 베를린 인근에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고 최대 연간 100만 대의 전기자동차 공장을 설립하고 있어 향후 독일 자동차 기업들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는 시점이다.
(5편 고령화와 저출산, 독일의 해법과 고민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