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시한 상태로 일어나.부엌 등을 켜고 냉장고를 열어 허벅다리만 한 무를 들고 껍질을 벗겼다 무 껍질에는 비타민C가 많다던데.. 아침엔 급하다 벅벅 씻을 새도 없이 무는 깨끗하게 필러로 벗겨졌고 뽀얗고 흰 살을 들어냈다 도마 위에 무를 놓고 3등분을 내고 국에 들어갈 크기만큼 네모지게 잘랐다. 시곗바늘은 어느덧 아침일곱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파를 어슷썰기 하고 숙주를 씻었다. 시장에서 2마리 만원 주고 산 오징어 실하다. 내장 제거가 된 오징어를 도마 위에 놓고 반가른 다음 넓적하게 썰어준다. 국을 끓여놓고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은 큰 냄비에 찬물부터 무와 숙주를 넣고 국간장 다진 마늘 소금을 넣고 밑간을 했다. 바르르 끓으면 예쁘게 썬 오징어를 넣고 한소끔 끓여 낸다. 오래 끓이면 질겨진다. 요리프로그램에서 본 레시피를 따라 한다.오징어는 타우린 성분이 많아 피로해소에 좋다고 한다. 매번 국을 끓여내느라 귀찮다..
출처 픽사베이[[결혼생활이란 다음 날 가족이 먹을 신선한 아침 국을 매일 끓이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었다. 말하자면 결혼 십 주년의 의미는 지난 십 년간 내 결혼생활에서 실적적으로 쌓은 것은 , 내가 끓여낸 십 년 치 국물들이었다.]]
우리 집 남의 편은 밥에 국이 없으면 안 된다. 임경선 작가의 나의 남자책에서 한부분을 발췌했다
그랬다.. 아이를 낳고 육아가 힘들어도 요리를 못해도 국을 대령해야 했고.. 아님 배달을 시키거나. 국이 없으면 밥을 못 먹는 남편이었다. 용암처럼 바글바글 끓는 국을 좋아한다. 한입넣고 크아..하는 입이 미웠다.
(더불어 맛이있네 없네 싱겁네를 연발하면서.. 그입 다물라...잔소리 니가끓여먹어...)
마늘과 청양고추를 연신 다져 땀이 나도록 먹는다 (속이 아프지도 않나..)
국이 없으면 밥을 못 먹는 이 남자
“오늘 국이 뭐냐고?‘
그 말이 가슴을 둔탁하게 찌르고 목이 메게 했다. 국이라는 한 글자 단어가 나의 존재를 부정하고, 국이 내가 그동안 쌓아온 나로서의 커리어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너무 예민해져서 과장되게 생각한 것일까? 왜 한국 남자들 중에는 ”국없으면 밥 못먹는 남자라는 유형이 당당하게 존재하는 것일까, 왜 한식 식단에는 필수적으로 국이 존재하는 것일까. 그 염분덩어리는 만들기 쉬운 듯 하면서도 재료 손질은 은근히 번거로웠다. 음식물 쓰레기도 가장 지저분한 형태로 배출되었다. 무엇보다 여러재료들이 섞이는 양상이 나는 기분이 나빴다. 하물며 거기에 밥까지 말아먹는다면, 그것은 솔직히 내눈엔 그저 개밥으로 밖에 안보였다. ] 임경선 작가 나의 남자 글 발췌
한국인은 뜨끈하게 먹고 내장을 덮혀줘야 밥을 먹은 것 같은가 보다 순대국밥이라던가, 감자탕,꽃게탕 나열할수 없을정도로 탕과 찌개가 발달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염분이 많아 입맛이 없을땐 이맛이 맞는가 아닌가 햇갈린다... 한국인이 염분섭취가 높은 이유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거기서 더해 고혈압이나 성인병 요인도 염분섭취에 있다고 한다. 남자들도 살림과 요리를 배워야하는데.. 많이 바꼈다고 해도 육아는 뒤로 밀린다. 살아보니 현실이더라 살아보니 실질적인 현실 결혼의 책이 나왔으면 싶다. 결혼의 목표는 무엇이며 가정을 이끌어가는 최대 목표는 무엇일지 궁극적인 정의와 가정의 뿌리를 알게 해주는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니 초등학교때부터 교육과목으로 들어있었으면 좋겠다.국 애기에서 삼천포로 빠졌지만 삶은 국끓이는 것으로 시작되어진다. 겨울이 되니 뼈속까지 뜨끈한 국물에 소주한잔이 생각이 난다. 가끔은 다른 외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국에서 탈출 해방.!!하고싶다..끼니때가 되면 뭘끓일까 생각하고 뭘 좋아했더라 생각하게 되고, 엄마라는 자리는 참으로 무겁고 장기전이다.
오늘도 무념무상 십일년치 하루를 살아내며 국을 끓여본다..
다음은 닭계장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