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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도 처자식 먹여 살릴 사람

내가 남편과 결혼 한 이유 중 하나

by 눈꽃


요즘 소위 결혼 조건으로 말하는

연봉? 자산? 학벌? 집안? 외모?


나도 잘난 거 없지만, 결혼에 위 내용이 내겐 크게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눈곱만큼도 없었냐면 정말 거짓말이지만, 우선순위 안에 들지 않은 건 사실이다. 내겐 사람 그 자체가 가장 중요했다.


굳이 서로 간의 경제력을 언급해보자면 결혼할 때 우린 너무 가진 게 없었다. 남들은 쉽게 출발할 수도 있는 선상에서 사실 우린 노후준비 안된 시부모님까지 함께 동거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건으로 굳이 따진다면 힘든 출발이었지 싶다. 하지만 난 결혼 전 남편의 경제력 조건에 대해 스스로 확신한 건 있었다.



'무인도에서도 어떻게든 처자식을 먹여 살릴 남자. 붕어빵을 팔아도 잘 팔 남자'



너의 배우자 상대로 고려하는 경제력 조건이 뭐였냐고 굳이 따진다면, 난 불모지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든 꿋꿋이 개척할 수 있는 남자. 무인도에서도 어떻게든 처자식 먹여 살릴 의지와 신뢰가 있는 남자라면 함께 팔면 된다. 그 붕어빵.



만난 지 19년 차. 결혼한 지 14년 차.

여전히 그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고, 나의 그런 결혼 조건의 관점을 더욱 단단하게 굳혀주는 남자이다. 연애 시절 남자 친구였던 내 남편에게 종종 했던 유치한 질문이 있다.



"내가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할 거야?"



이제는 유치해서 일수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 난 그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답을 듣지 않아도 난 이미 답을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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