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할아버지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큰아들이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내는 한참을 통화하고 어쩔 수 없이 결국에는 수긍을 하는 모양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객지에 사는 큰아들은 쌍둥이를 출산했고, 작은 아들네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했지만 쌍둥이라서 손을 두 배로 필요로 한가보다. 다행히 아내도 소일거리로 다니던 직장이 작년말경에 끝나 집에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혜택이 모두 끝났다.
손주를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집에 와서 산후도우미지원사업으로 1개월을 지원받고, 아들이 직장에서 출산 휴가를 1개월을 받았는데 그마저도 끝나가니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였다. 아내는 간단하게 짐을 챙겨 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쌍둥이는 처음이라 생경하다.
글쎄 내 기억으로는 우리 집안에 쌍둥이는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더욱 새삼스럽다. 물론 차고 넘치는 복을 받았다는 마음이지만 한꺼번에 두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그리 녹녹지 않은 일은 분명하다. 아들네에 갈 때면 항상 빈손으로 갈 수 없어 아들 며느리가 잘 먹는 밑반찬도 준비해야 하고 이것저것 챙여야 할 것이 많다. 또한 하루 이틀도 아니고 최소한 1~2주일 정도는 있어야 하기에 짐이 많아 무거운 종류는 택배로 보내고 버스를 타고 간다.
아내는 전화도 자주 못한다.
쌍둥이 손주를 보러 올라가면 모든 일정이 손주들 위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밥을 먹는 일이나 잠을 자는 것조차 때를 맞출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니 아침 겸 점심을 먹거나 저녁도 늦어지는 등 편안하게 전화 한 통도 할 수 없는 실정이란다. 그래서 내가 수시로 전화해 잘 지내는지 있는지 안부를 챙기고 있다.
그렇게 주말이 다가왔다.
아내가 전화해 주말에 올라와서 데리고 가라는데 아들네 올 때 이것저것 챙겨 올 목록을 말해준다. 김장김치, 총각김치, 쌀 등 챙기다 보니 큼지막한 가방에 담아도 두서너 개가 된다. 혹시나 빠진 것은 없는지 몇 번을 확인하고 아들네 도착해서 점심을 같이 할 요량으로 일찌감치 출발했다.
손이 하나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아들 내외와 우리 부부 네 명이 쌍둥이에게 집중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녹지 않다. 아내는 음식을 챙기고 아들은 화장실 가고 며느리와 내가 손주 한 명씩 나누어 안아주고 있다. 그런데 두 손으로 안고 있지만 모자가 벗겨지거나 옷을 추스를 일이 생긴다. 이럴 때면 문득 손이 하나 더 있었으면 혼자서도 할 수 있을 텐데 두 개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일은 하는 누구를 불러 도움을 요청하고 해결할 수밖에 없다.
손주를 돌보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더구나 초보 할아버지인 내가 손주를 안고 있으면 어딘가 어색하기도 하고, 나는 잘 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불안한가 보다. 더구나 손주가 심하게 움직이기라도 하면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손주들 돌봐주는 일이 적응될만하면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된다.
주말 하룻밤이 너무 길었다.
아내를 데리러 가는 주말 하룻밤이지만 정말 힘이 들었다. 나는 하룻밤도 이렇게 어려운데 매일매일 하는 아들 내외나 아내는 얼마나 어려울까 생각해 보면 할 말이 없다. 하룻밤 편한 잠을 못 자고 끼니를 한 끼 못 먹어고 팔이 저리고 아파도 손주들 옹알이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행복한 미소만 절로 나올 뿐이다.
소소한 일이지만 초보 할아버지의 좌충우돌 육아일기를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