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작의 여행기
[사랑곶(sarangkot, 1592미터)에 오르다]
사랑곶은 다올라기리(Dhaulagiri, 8168미터), 안나푸르나 1~4(Annapurna, 8091미터), 마차푸차레(Machhapuchhre, 6993미터), 힘출리(Himchuli, 6444미터), 람중히말(Lamjung himal, 6986미터)을 한곳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작은(우리나라에서는 큰 산이지만) 언덕으로, 포카라의 관광 명소이다. 히말라야에 사는 사람들은 2000미터 정도 되면 hill이라고 부르는데 이곳 사랑곶은 1592미터이니 작은 언덕이라 할 수 있겠다.
* 다올라기리(Dhaulagiri)는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높은 산으로, 해발 8,167m에 달합니다.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하얀 산”이라는 뜻입니다.
* 안나푸르나 1~4봉은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로, 각각 독립된 봉우리로 구성된 안나푸르나 연군의 핵심입니다. 이 지역은 세계적인 트레킹 명소로도 유명합니다.(안나푸르나 I, 8,091미터, 세계에서 10번째 높은 산)
* 마차푸차레(Machapuchare)는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에 속한 해발 6,993m의 신성한 봉우리로, 그 독특한 물고기 꼬리 모양 때문에 ‘피시테일(Fish Tail)’이라는 별명(힌두교에서 신성한 산으로 여겨져 정상 등반이 금지되어 있으며, 지금까지도 미등정 상태)
* 힘출리(Hiunchuli)는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에 속한 해발 6,441m의 봉우리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 루트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인상적인 산
* 람중히말(Lamjung Himal)은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의 동쪽 끝에 위치한 해발 6,986m의 독립봉입니다.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그만큼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간직한 산
점심을 먹고 호텔 앞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사랑곶으로 향했다.
날씨는 맑았지만 안나푸르나 산 군에는 하얀 구름이 덮여 있었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나와 꺼멀을 태운 구형 택시가 헐떡거리며 올라갔다. 한참을 올라서자 택시 기사가 내리라고 했다. 정상에 다 온 줄 알았는데 차량은 더 이상 못 올라가니 걸어서 다녀오라는 것이었다.
꺼멀에게 이 상황을 물어보니 원래 운전기사는 여기서 기다리고 관광객들만 올라간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만 다리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사랑곶에 가기 위해선 싫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주위를 보니 다른 택시 한 대가 그늘에 서있고 그 운전기사는 음악을 들으며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바로 옆 전망대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그곳에 동양인 여성 두 분이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 물건을 구경하고 있었다. 일본인처럼 보여서 신경 쓰지 않고 포카라 시내와 폐와 호수 사진을 몇 장 더 담았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한국말이 들렸다.
"너무 비싸다 언니, 그냥 올라가자"
오랜만에 한국 분을 보니 또 반가웠다.
"안녕하세요, 한국 분이신가 봐요?" 그분들도 내가 한국 사람인 줄 몰랐나 보다.
"안녕하세요, 사랑곶에 올라가시나 봐요?" 반갑게 대답했다.
"네, 그래요"
목적지가 같은 사랑곶을 올라가면서 그분들과 우리는 자연스럽게 일행이 되었다.
그분들은 서쪽의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사파리를 하고 어제 포카라에 도착했다고 한다.
나이를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두 분 다 나보다 누나였다. 내가 안나푸르나 일주를 했다고 하자 누나들도 많이 부러워하며 나중에 자신들도 꼭 트레킹을 하겠다고 한다. 진짜로 기회가 되면 꼭 트레킹을 해보라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계속 오르막길이었다. 10여 일 동안 수많은 오르막길을 올랐건만 올라가는 길은 항상 힘이 들었다. 농담을 약간 붙여서 토롱라를 올라가는 만큼 힘이 들었다. 누나들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조금 더 올라가자 드디어 사랑곶 전망대가 나왔다. 관광객들은 네팔인 연인 2명과 우리들밖에 없었다.
주위를 돌아보니 사방이 탁 트여있었다. 안나푸르나는 구름 속에 숨어서 보일 듯 말 듯 했지만 그냥 이대로도 좋았다. 잠시 동안 사방을 둘러보며 사랑곶의 풍경을 맘껏 즐겼다. 시원한 공기도 마시고 누나들과 사진도 찍은 후 택시 기사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보니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사랑곶에 올라서 그림 같은 히말라야도 보고 패러글라이딩도 타고 싶었다. 물론 많이 무섭겠지만 스릴은 있어 보였다. 내려오는 길은 역시나 쉬웠다. 택시 기사들은 우리를 보자 반갑게 웃어주며 시동을 켰다.
택시가 출발하기 전에 누나들의 일정을 물어보았다. 누나들도 내일 붓다 항공을 타고 카트만두로 돌아간다고 한다. 내가 탈 비행기는 예띠 항공이지만 시간대는 비슷한 것 같았다. 누나들에게 저녁에 특별히 할 일 없으면 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다. 누나들도 좋다고 했다. 트레킹 하면서 항상 혼자서 밥을 먹었는데 오늘 저녁은 한국말로 수다를 떨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다. 약속시간을 정하고 각자의 택시를 타고 포카라로 다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