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작의 생각
99.9%의 '절망'으로 둘러싸인 그들에게,
0.1%의 '희망'의 봄이 도래하길 기도합니다_이부작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_장진성
그는 초췌했다
_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그 종이를 목에 건 채
어린 딸 옆에 세운 채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팔리는 딸애와
팔고 있는 모성을 보며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제 엄마가 죽을 병에 걸렸다고
고함치며 울음 터지며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 군인이 백 원을 쥐어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빵 사 들고 허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_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글 출처 : 에펨코리아]
초췌한 꼴로 여인이 서 있었습니다.
그녀의 목에는 종이 푯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북한에서 돈 백 원이면 밀가루 빵을 한 봉지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엄마가 밀가루 빵 한 봉지에
자기의 딸을 팔겠다고 써 붙이고 서 있는 것입니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그 여인 옆에는 6살쯤 돼 보이는 어린 딸아이가 머리를 푹 숙이고 앉아 있었습니다.
어린 자식을, 그것도 빵 한 봉지 값에 팔다니...
사람들은 너나없이 욕했습니다.
"저년 완전히 미쳤구먼"
"아무리 먹고살기 힘들어도 어떻게 자식을 팔아?"
"생긴 건 바람둥이처럼 매끈한데 속은 흉물스럽기 짝이 없군"
"요즘 별의별 사람을 다 보겠군"
노인이 나서서 어린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애야, 저 여자 네 엄마냐?"
어린 딸아이가 선뜻 대답을 못하자 사람들은 꼬집듯이 다시 물었습니다.
"네 엄마가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
"우리가 있으니깐 일없어, 어서 말해"
어린 소녀가 마침내 일어섰습니다.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어린 소녀아이는 엄마 옆에 꼭 붙어 서며 말했습니다.
"맞아요. 울 엄마예요"
'뭐라고? 어린 자기 딸을 빵 한 봉지에 팔아 먹는 에미라니...'
사람들은 흥분으로 술렁댔습니다.
"야 쌍년아 아이를 팔겠으면 제대로 팔아라.
백원이 뭐냐"
"개도 삼천 원인데 딸이 개 값도 안되냐!"
"제 입도 풀칠하기 힘든 세상에
누가 돈 주고 아이를 갖다 기를 사람이 있겠다고 저 지랄이야"
"그러게 말이지. 차라리 아이를 키워달라고 사정하면 동정이라도 받겠다!"
"백 원으로 부자 되겠냐 미친년아!"
사람들의 고함 소리에도 여인은 두 눈을 내리깐 채 작은 움직임도 없었습니다.
사람들 눈에는 그게 더 얄미웠나 봅니다.
"야 할 말 있으면 어디 변명이라도 해봐. 저거 벙어리 아니야"
누군가 나서서 큰 소리로 아이에게 아버지가 없는지 물었습니다.
다시 사람들은 조용해졌습니다.
어린 딸아이는 좀 더 가냘픈 목소리로 맥없이 중얼거렸습니다.
"아버지는 없어요. 먹지 못해서..."
여기까지 말하다가 어린 소녀는 갑자기 머리치켜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릿또릿한 음성으로 소리쳤습니다.
"우리 엄마 욕하지 마세요. 울 엄마 지금 암에 걸려서 죽으려고 해요."
소녀의 한 마디에 사람들은 움찔했습니다.
엄마가 죽어간다는 소리치는 딸아이의 목소리에도
30대 여인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떨군 채 묵묵히 서있었습니다.
그녀는 벙어리였습니다.
암에 걸려 죽어가면서 딸을 위해 벙어리 엄마가 선택한 것은
"내 딸을 돈 백 원에 팝니다."라는 푯말이었습니다.
적막이 흘렀습니다.
어느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목소리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모든 사연을 쏟아 놓으며 통사정이라도 했을 텐데...
흥분해서 욕지거리를 해 대는 사람들을 향하여 변명이라도 늘어놓았을 텐데...
이제 곧 죽어야 할 애미를 보면서 흥분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침통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군가 침묵을 깨고 탄식을 늘어놓았습니다.
"저 여자 죽으면 애는 어찌 사노?"
"친척 중에 애 기를 사람이 없을까?"
"아주머니, 요즘 누구나 먹고살기 힘든데
남의 아이를 돈 주고 데려다 키우겠다는 사람이 어디 있겠소?
그러니 이 돈 가지고 가시오"
누군가 5백 원을 꺼내 여인의 손에 쥐여주고 대신 목에 걸린 푯말을 벗겨냈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서 말들이 나왔습니다.
"어서 그렇게 해요. 여기 나와 있어야 병이나 더 심해져요.
엄마가 살아야 아이도 살지"
"날도 찬데 아이 데리고 어서 가요."
그러나 여인은 돈을 돌려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내 딸을 돈 백원에 팝니다."라는 푯말을 다시 목에 걸었습니다.
5백 원보다 딸아이를 부양해달라는 마지막 사정 같았습니다,
자기는 그 돈에 살아날 목숨이 아니라는 의미 같기도 했습니다.
"내가 아이를 데리고 가겠소. 나에게 돈 백원이 있소.
백 원으로 당신 딸을 산다기보다 당신 모성애를 사는 것이니 그렇게 아시오"
이때 한 사람이 나서서 백 원을 벙어리 여인의 손에 쥐어주고 딸 아이 손을 잡았습니다.
여인은 처음에는 반사적으로 그 사람의 팔을 잡고 안절부절 못하는 듯 싶더니
이내 손에 백 원을 쥐고는 사람들을 밀어내며 어디론가 급히 달려갔습니다.
사람들은 결국 애미가 아이를 버리고 달아났다고 생각했습니다.
6살 어린 딸아이도 당황 한 듯 싶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여인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펑펑 울면서 숨차게 달려오기 바쁘게 여인은 어린 딸 아이 앞에 무너져 앉으며 손의 쥔 것을 내밀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이를 판 백원으로 사 온 밀가루 빵을 아이의 입에 넣어주고 있었습니다.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_이부작 N 행시+팔자 詩
내가 지금 꿈을 꾸나
딸을 팔고 한 시간 뒤
을씨년스런 거리엔
백일홍 꽃망울 터져
원망의 향기만 가득
'에미가 미쳤지'... 그때,
팝나무에 바람 스쳐
니 얼골을 닮은 아이
다리 절며 나타나네 ...
* 백일홍 꽃말 : 인연, 행복
* 이팝나무 꽃말 : 영원한 사랑, 자기향상
(이팝나무를 종종 팝나무로 줄여 말함)
(에필로그)
그 아이를 100원에 산 군인은 사실 군 병원 원장이었습니다. 원장은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 100원을 쥐어줬고 그렇게 아이는 엄마와 헤어지고 원장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눈물을 계속 흘리는 꼬마의 얼굴을 보자 마음이 약해진 원장이 아이에게 말을 겁니다.
"꼬마야, 네가 그리 슬피 우니 내 마음이 안 좋구나, 한 가지 약속을 할래?" "어떤 거요..?" "지금 엄마와 헤어진 곳으로 다시 돌아가 만약 엄마가 아직도 그곳에 계시면 우리 함께 돌아가자, 그런데 아쉽게도 그곳에 안 계시면 이 할아버지 따라서 병원으로 가자꾸나, 가서 내가 너 아픈 다리도 치료해 줄게, 그렇게 약속할 수 있겠니?" "네, 엄마가 보고 싶어요..."
1시간 뒤 원장과 꼬마는 꽃이 떨어진 이팝나무 앞에 흐느껴 우는 아이의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원장은 이팝나무의 꽃말(영원한 사랑)을 되뇌이며 아이 엄마도 함께 병원으로 데리고 갑니다. 그 뒤 아이와 엄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말은...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올바른 결정과 행동이 모여 거대한 파도와 바람이 된다면 이 이야기는 다시 쓰여질 수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