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성을 늘린 다음 무엇을 할까요?

by 솔내


요가원을 운영할 때 외부 강의를 병행했다.

주 대상은 요가 강사들이었다. 요즘은 이런 교육을 TTC(Teacher Training Course)라고 부른다. 프리랜서 강사는 준비와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수강생 반응이 좋지 않으면 후속 강의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 번의 강의가 다음 강의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된다. 자연히 강의 현장에서의 반응을 살피고, 현재 요가 강사들이 원하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한동안은 ‘내 강의가 괜찮은 것 같은데, 왜 다시 찾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만의 평가일까?'는 생각이 들어 콘텐츠와 강의 기법을 점검하고, 계속 보완했다. 조금씩 강의 횟수는 늘었지만 대부분 단발성 강의에 그쳤다.


그러던 중 전환점이 찾아왔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한 요가협회에서 특강을 맡게 된 것이다. 이전에 내 강의를 들었던 P강사님의 추천이 있었다. 수련회에는 3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였다. 대전 인근의 수련장에서 교육생·강사반과 원장반으로 나누어 강의가 진행되었다. 나는 교육생·강사반을 맡았다.


강의 주제는 '유연성 촉진을 위한 요가'였다. 요가를 하는 목적은 다양하지만, 많은 수련자가 가장 먼저 바라는 것은 ‘빨리 유연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아프지 않고 안전하게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나는 신경 원리를 적용한 운동 기법을 요가 자세에 접목하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도수치료나 스포츠 의학에서는 이미 활용되고 있었지만, 요가 자세에 이를 적용한 사례는 국내에서는 내가 아는 한 없었다.

특히 효과가 두드러지는 동작이 있다.

서서 한 팔을 위로 들어 옆으로 기울이는 초승달 자세와

팔을 옆으로 뻗어 허리를 회전하는 자세다.

배우기 쉽고, 효과를 즉시 느낄 수 있다.

시연을 하면 수강생들이 ‘와’ 하고 감탄하며 강의에 몰입한다. 그 순간 강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게 된다. 이후에는 심화 동작을 단계별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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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강사 생활은 강의 기법을 발전시키는 훈련의 장이었다. 어떻게 보면 생존의 과정이기도 했다.

이 경험은 이후 대학에서 강의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의 관심과 궁금증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습관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연성 요가 강의의 결과는 좋은 편이었다. 뒤의 심화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게, 빨리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실습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였다.


요가인들에게는 ‘꼭 만들고 싶은 동작’ 몇 가지가 있다.

앞으로 몸을 폴더처럼 접는 전굴 자세

다리를 옆으로 완전히 벌리는 박쥐 자세

누워서 몸을 아치처럼 만드는 후굴 자세이다.

유연성 요가 첫 강의는 이 대표 동작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러고 나면 후속 강의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았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강의에서 새로운 수강생을 계속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한 번 만난 수강생들이 지속적으로 들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강의 개척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쪽에 힘썼다.

그렇게 '유연성 요가'에서 '통증관리에 도움이 되는 요가테라피', 이어서 '몸을 교정하는 테라피'로 프로그램을 확장했다. 이 모든 과정에는 하나의 귀결점이 있었다. 각 프로그램마다 의미가 있었지만, 주된 방향은 호흡명상이었다.

명상이 좋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지 못한다. 때론 낯설어하기도 한다.

그래서 몸의 건강에서 출발해 점차 깊은 단계로 안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몸을 유연하게 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자세를 바로 세워 편안함을 느끼도록 돕는다.

그 과정에서 호흡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안내한다.

이후에는 마음이 고요해지는 경험을 일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과정으로 호흡명상을 소개했다.

유연성 촉진 요가는 이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몸을 여는 경험에서 시작해, 마음의 문을 여는 명상까지

그 길을 안내하고 싶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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