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쫓겨나 갈곳 없었는데 나를 받아 준 회사와 가족

첫월급으로 달콤한 외식은 했지만 다시 이직을 꿈꾸다

by 손창규

완성차 꿈을 접고 부품회사 수출이나 해 볼까? 희망 사항이 아니라 평생 직장이라 믿었던 회사에서 쫓겨나 절대 절명의 실업자로 젊은 나이에 가족은 당장 하루 하루 생계가 걱정인 상황에서 희소식이 들려 왔다. 99년 IMF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큰 회사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작은 회사 문을 두드려니 열렸다. M 공업사 수출 부서장으로 재입사했다. 현대, 기아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나름대로 규모가 있는 회사였지만 대기업 기획실에서 근무하다 미국 법인으로 발령 나서 촌놈이 분에 넘치는 큰 집에 살고 회사차로 대륙을 횡단하면서 여행도 다니고 남들은 고국에서 IMF로 허덕이든 90년도 말에 환율 폭등으로 가치가 치솟은 달러로 월급을 받으면서 한국에 돈도 송금해 주고 미국에서도 주재원이라는 신분으로 교포들보다는 편안한 생활을 하다가 대기업도 아닌,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다 보니 기아자동차 기획실과 미국 법인 생활에 비교하면 환경도 열악하고 급여는 반토막 나고 무엇보다도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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첯월급으로 외식도 하고 가족의 위로와 격려는 힘이 되었지만, 친구나 지인을 만나서 이야기해도 잘 모르는 회사에 다닌다는 것이 스스로 열등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월급을 받고 있는 회사에 충성과 발전을 생각하기 보다는 어디 더 좋은 데 갈 데가 없는지 항상 그런 것만 신경 쓰다 보니 회사 수출 증대는 제대로 되었겠는가?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때는 정말 이기적이고 어린 마음이었던 것 같다

힘들게 구한 직장이고 무직으로 몇달을 처가 살이 눈치 보면서 보내다가
구한 직장인데 고맙기 거지 없어야 하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어려운 시기에 귀한 직장을 구했는데도 회사에서 기대하는 수출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딴 생각만 하다가 어영부영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회사에서는 인재를 영입했다고 기대를 많이 했을 텐데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든다

나는 그래도 수출 부장이라 사무실에서 일했지만 생산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정말 열악한 환경이었다
소음과 냄새, 여름에는 엄청 덥고 겨울에는 엄청 춥고 근무 환경은 말이 아니었다
부품 공급 업체다 보니 모사에서 후려치는 가격을 맞추고 본사 직원 거래처 접대하다 보니

종업원 복지와 연구 개발 투자는 힘든 상황이었다.
직원 대부분이 생산직에서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지만 급여는 열악했다.
그래도 이런 분들의 덕택에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고 있었고 바로 애국자 이었다

서울 변두리에서 집을 얻어 살았지만 나도 월급만 가지고는 생활하기가 힘들었고 보너스가 나오는 달에는 그런대로 생활할 수 있었는데 생산 라인에서는 근무하는 여직원과 남자 직원들의 월급은 한 70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2000년대 초로 모두들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너무 낮은 수준이었다.

당시에도 기술 제휴가 되어있는 독일 부품 회사를 방문해 보니 공장에도 에어컨과 난방 시스템이 잘되어 있었고 모든 환경이 한국 회사와는 달라서, 너무 부러웠다


그래도 개인 기업이다 보니 명절이면 사장님이 특별히 챙겨주는 특별 보너스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있었고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 했을 때는 직접 병문안을 오셔서 치료비 하라고 얼마간의 금일봉이라도 주실 때는
고마워 눈물이 나기도 했다. 갑자기 겨울 한파가 밀려 오면 사장님이 공장장한테 전화하시고 찾아 오셔서
직원들 춥지나 않을까 걱정 하시면서 난롯불들도 직접 챙겨 주시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이런 저런 고생과 추억을 간직한채 더디어 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한국에 수입 차 시장이 막 열리고 토요타 자동차가 한국 진출을 결정하면서

스카우트가 된 것이다.

어려울 때 나를 채용해주시고 월급을 준 회사와 사장님께서는 죄송스러웠지만,
그래도 자신의 미래와 생활수준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인간인가 보다
아니 나의 모습이었다

어쨌든 이를 계기로 다양한 글로벌 회사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싸움과 고객 만족이라는 브랜드 전략까지 다이나믹한 경험을 공유 하게 될 것이다. 고된 비바람과 역경 속에서도 한 송이 꽃은 피어나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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