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
전 직장보다 지금 직장을 오래 다녀서 그런 걸까
함께 일했던 좋은 사람들 때문에 그런 걸까
새로운 사람과 공간에 다시금 적응해야 되는 두려움 때문에 그런 걸까
분야를 바꾼다면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그런 걸까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잊어버려서 불안한 걸까
퇴사라는 선택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그런 걸까
.
.
.
저녁이 되면 다양한 감정들이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나는 생각들을 흘려보내기 위해 일을 다녔을 때만큼 부지런히 운동하고 책을 읽고 돌아다닌다. 그래야 오늘 하루를 그래도 잘 보내었다는 생각이 든다.
.
.
.
하지만 한편으로는 벌써 지금의 이런 고민을 하는 시간이 그립기도 하다. 자유롭게 운동하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늦게까지 뒹굴거리며 늦잠을 자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바로 볼 수 있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고 있어 아깝다.
참 사람 마음이 이중적이다.
어쩌면 오랜만에 주어진 나만을 생각할 수 있는 너무 소중한 시간이어서 새로운 직장에 취직한다면 또다시 한동안은 이런 시간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불안함이 불러 일으켜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내 선택으로 만든 나를 위한 소중한 시간인 만큼 8월은 지금만 생각하자
내일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것만 생각하자
내 기분을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 그것만 생각하자
그리고 이렇게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하자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