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채취하고 나서는 병원 어플을 매일 들락거렸다. 왠지 문지방이 있다면 이미 닳고 닳았을 것 같다.
참고로 내가 다니는 마리아병원은 채취 3일째에 수정란의 개수를 알려주고 9일째에는 동결 개수를 알려준다.(중간에 신선 이식을 하면 이식일이 뜬다.)
난자를 채취하고 그날부터 배가 빵빵하게 부풀기 시작했다. 채취 다음날 몸무게는 과배란 시작 때보다 3kg가 늘어있었다. 게다가 난소과자극증후군을 막기 위해 아침마다 프로게스테론 배주사를 맞아야 했다.
제일 불편했던 3일째에 수정란 수가 어플에 떴다. 오전에 8개를 확인했는데 4시 이후에 확인하니 9개로 늘어있었다. 총 9개였다. 시험관 1차에는 16개 채취 후 단 3개만 수정되었는데 이번엔 20개 중 9개나 수정되다니 감격스러웠다.(ㅠ)
9라는 숫자가 혹시나 줄어들까 봐 또 어플을 들어가고 들어갔다. 들여다본다고 뭐가 바뀌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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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병원 어플은(구 버전) 왜 자꾸 인증이 풀리는지 유지보수는 왜 안 하는지! 들어갈 때마다 화가 난다. 환자 입장에서 난자가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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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채취 9일째, 오후 4시가 넘어가자 심장이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어플을 열어보니 6개가 동결되었다고 나왔다. 채취하고 수정할 때 반타작, 동결할 때 반타작이라는 속설(?)이 있는데 나는 다행히 본전이었다.
아쉽게도 어플에는 며칠 배양인지는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몇 번의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하니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느낌이 들었다.
아직 생리가 시작도 안 했고 이식까지는 까마득하지만 이 중에 똘똘한 배아 하나가 꼭 있길.. 바라고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