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기다리며..

by chacha

12월 말이 되면서 30주 차가 되었다.

임산부 배지가 없어도 티가 나는 8개월 차라니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남편과 나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서로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1월 초, 임신 5주 차 유산으로 소파술을 했고

다시 임신을 확인했던 6월의 어느 날,

그리고 매일 유산 방지 주사를 맞고 마음을 졸이며 누워 지냈던 7월을 보냈다.

9월을 아산 병원 진료로 시작해서 입덧 때문에 힘들었던 10월을 어찌어찌 보내고 배불뚝이가 된 12월이 되었다.


아직도 남편과 난임병원을 다녔던 때를 얘기하면 울컥 눈물이 쏟아질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제는 견딜 수 있게 됐다.

환도 선다로 걷기가 힘들어지고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려도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좋다는 건 정말 확실하다.


다만 출산과 육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라는 것이 생겼지만, 그 속도 모르고 남편은 아직도 출산이 10주나 남았냐고 말할 때마다 누구보다 이 아이를 기다리고 있구나 싶었다.


임신 후기가 되면 무엇을 해야 하냐고 주변에 많이 물어봤다.


“지금을 즐겨라”


출산과 이사만으로도 나에게 벅찬 2026년도가 될 것이라는 걱정 속에 빠져있던 나는,

주변 모든 이가 하루하루를 재밌게 보내라는 말 한마디에 다 내려놓았다.


그리고 매일 ‘작은 일탈’을 하나씩 하기로 했다.


일탈이라고 하면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나에게 ‘일탈 계획’은 아주 많이 소소하다.


기존 산책 코스를 벗어나보기.

남편 몰래 주방용품사기.

다른 지역 요가원&수영장 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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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이렇게 글로 써보니 너무 소소해서 웃음이 난다.

뭔가 내년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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