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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채홍 Oct 04. 2023

앞으로 명절 일정에 낚시 투어 추가요~

조금씩 바뀌는 명절 풍경을 돌아보며

이번 추석 귀향길에 낚싯대를 준비해 갔다. 고향 어머니 댁에서 바다가 아주 가깝다. 얼마 전부터 우리 집 막내가 낚시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고, 나도 낚시가 당겼다. 나는 그동안 남이 마련해 준 낚시채비로 몇 번 낚시를 해본 게 고작인 낚시 초보다. 틈틈이 낚시 유튜브 채널을 찾아보며 낚시 채비하는 법을 익혔다. 


고향에 도착한 첫날부터 막내와 함께 이곳 생활낚시인들에게 엄청 유명한 감천항 방파제에 가 보았다. 붐비는 곳이었다. 좋은 자리에선 큼지막한 고등어를 연신 올려댔으나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 낚시를 했는데 손바닥 크기도 안 되는 전갱이 새끼 세 마리 겨우 잡았다(모두 막내가 잡음). 


다음날 집에서 가까운 방파제 내항 쪽에서 제법 손맛을 보았다. 낚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되새기며 방파제 낚시 포인트를 찾아 자리를 잡았으나 허탕을 치고,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낚시 유튜버 옆에 자리를 잡으니 이게 웬일인가, 던지는 족족 고기가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20센티가 넘는 '매가리(전갱이 새끼)'였다. 막내가 잡아 올린 고기를 내가 바늘을 빼내고 통에 담고, 이제 내가 낚시를 좀 할라치면 막내가 또 잡아 올렸다. 막내 뒤치다꺼리하기 바빴다. 어쨌든 누나네 동생네 가족들이 모두 모인 그날 저녁 상에 고소하고 기름진 전갱이 구이 가 올라갔다.


2017년 낚시에 잡은 물고기. 이때도 전갱이가 많았다.
감성돔을 낚은 막내(2017년).


매가리는 전갱이 새끼를 말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이곳 바닷가에선 전갱이라 하지 않고 모두들 매가리라 부른다. 전갱이는 고등어 꽁치 정어리와 함께 4대 등푸른 생선의 하나로 지방 함량이 높고 DHA+EPA 함량도 높다고 한다. 전갱이 입에서 바늘을 뺄 때 푸득 거리며 삑삑 하는 소리를 냈다. 엥? 물고기가 우는 소리? 두 번 정도 그랬다. 이상해서 검색을 해보니 <부산일보> 기사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매가리를 낚시로 잡아 올리니 삑 삑 하고 운다. 몸통의 가운데에서 쏟아지는 특이한 울음을 우는 생선이다. 그 소리가 애처롭기도 하다.” ([숨겨진 맛세상] (44) 매가리, 2009-11-05, 최학림 기자)


나도 물고기가 좀 애처롭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기자도 나와 비슷한 심정이었나 보다.


여러 해 전에 집안의 모든 제사를 집안 어른들이 깔끔하게 정리하신 뒤, 우리 집은 제사를 성당 미사로 대신하고 있다. 이제는 명절 풍경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 아버지를 모신 추모공원에 가 위령기도를 드리고, 명절 당일엔 어머니 다니시는 성당에 가서 함께 미사를 본다. 그리고 저녁에 온 가족이 함께 어머니 댁에서 저녁을 먹으며 명절 일정(?)을 마감한다. 올해 추석부터 명절 일정에 낚시를 추가하게 되었다. 낚시 좋아하는 매형이 다음 명절부터 '명절 낚시투어' 참가를 결정했다.


사족)

1. 이번 낚시에서 아쉽게도 사진을 하나도 찍지 못했다. 2017년에 바닷가 갯바위에서 낚시하던 장면을 대신한다. 손질된 생선에 전갱이가 여러 마리다. 막내가 어복이 있나 보다. 이때 작은 어린이용 낚싯대로 무려 감성돔을 낚았다.

2. 낚시에 입문하고 싶은 초보자에게 유튜브 <긱스코리아> 채널 '낚시신병교육대 - 민장대 낚시' 시리즈 영상을 추천한다. 이번 명절 낚시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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