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저 화려한 꽃이 될 거야
화려한 꽃밭 아래, 햇빛도 잘 들지 않는 땅에 조그마한 잡초가 자라났다. 꽃들이 바람에 휘날릴 때만 비추는 햇살이 잡초들이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햇빛이었다. 어린 잡초는 저 높은 꽃들을 보며 소리쳤다.
"나도 저기 높은 곳에 화려한 꽃이 될 거야!"
하하하하. 먼저 자라던 잡초들은 당당한 아기 잡초를 귀엽게 바라보았다.
"그래그래, 꽃이 되면 뭘 할거니?"
어린 잡초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햇빛도 마음껏 받고 가끔씩 몸을 비켜 다른 잡초들에게도 햇빛을 나눠 줄 거에요!"
"참 착한 아이구나!"
어른 잡초는 그런 아기 잡초를 쓰다듬으며 주변에 이야기했다.
"어쩌면 이 아이는 우리랑 다를지도 몰라요. 색깔도 더 영롱하고, 봐요, 이렇게 작지만 예쁜 꽃도 달고 있잖아요?"
어린 잡초의 머리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예쁜 꽃 봉우리가 맺혀 있었다. 언제 필 지, 피기는 할 지 아무도 몰랐지만 분명 거기에 있었다.
잡초들이 시끌벅적하자 높은 꽃들도 아래를 내려다봤다. 잡초들이 옹기종기 모여 떠들고 있었다. 그 중 어여쁜 꽃이 어린 잡초에게 말했다.
"꿈과 열정을 가지면 너도 우리처럼 될 수 있어. 우린 그저 운 좋은 꽃들이지만 너라면 우리보다 더 예쁜 꽃이 될 수 있을 거야."
진심 어린 꽃의 격려에 아기 잡초는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더더욱 햇빛을 받으려고 몸부림쳤고 뿌리를 내리려고 발버둥쳤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아기 잡초는 어느덧 어엿한 잡초가 되어있었다.
"벌써 이렇게 컸니? 너무 예뻐졌다, 얘."
잡초들은 어린 잡초, 아니 청년 잡초를 칭찬해줬다. 그는 수줍게 웃었지만 어깨가 으쓱 한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말랑말랑한 기분을 느끼다가도 아직도 꽃들의 그림자가 흔들리는 걸 보면 한숨이 푹 나왔다. 여전히 꽃들은 나보다 더 높이 있는 걸...
잡초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봤다. 볼품없는 잎, 작은 꽃. 나는 그냥 자라기만 했던 거야.
저 위 꽃들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들의 탄탄한 줄기, 탐스런 봉우리, 햇빛에 빛나는 꽃잎들이 눈 앞에 아른거려 더 예쁘게만 느껴졌다. 부러웠다.
"꽃들아, 나는 언제 너희처럼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을까? 아니, 너희처럼 자라날 수나 있을까?"
꽃들은 불쑥 자란 잡초를 보며 놀랐지만, 그렇지 않은 척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꿈과 열정을 가지면 너도 우리처럼 될 수 있어!"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청년 잡초는 이제 자신의 어렸을 적, 넉살좋게 칭찬을 해주던 어른 잡초의 모습으로 자라났다. 잎은 클 대로 컸고 작은 꽃은 그 때 그대로 봉우리의 상태였다. 그를 응원해주던 잡초들은 하나 둘씩 꽃들 사이로 뜯겨 나가 어느새 주변에는 자신과 비스무리한 잡초들밖에 남지 않았다. 잡초는 깨달았다. 그는 더 이상 자랄 수 없을 뿐더러 꽃들 위로 자라나면 무언가에 뜯겨 나간다는 것을.
이제 잡초는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았다. 그저 뜯겨나가지 않을 정도로만, 아주 조용히 살았다. 조용한 잡초를 보며 꽃들이 소리쳤다.
"꿈과 열정을 가지면 너도 우리처럼 될 수 있어!"
하지만 잡초는 더 이상 그런 말에 신경 쓸 수 없었다. 꽃이 되고 싶었지만 당장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그 때 아래에서 어떤 소리가 났다.
"나도 저 화려한 꽃이 될 거야!"
어린 잡초가 소리 내어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어린 잡초는 영롱했고 생기가 가득했으며 무엇보다 자라날 날들이 더욱 많았다. 그리고 분명, 거기에 꽃이 있었다. 어쩌면 이 아이는 정말로 꽃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래 그래, 넌 꽃이 되면 뭘 하고 싶니?"
잡초는 어린 잡초를 진심으로 응원해줬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이제 잡초는 그 자리에 없다. 소문만 무성했다. 누구는 하늘로 올라갔다고 했고 누군가는 뜯겨나갔다고 했다.
이제 그 자리에는 잡초의 작디 작은 꽃만이 떨어져 있었다. 아무도 올려다보진 않지만 분명 그 자리에 있는 꽃. 그렇게 잡초는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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