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깨져 본 사람을 좋아한다. 액션영화에서 군화에 걷어 차여 산산조각 나는 유리창처럼, 와장창 깨져본 사람이면 더욱 좋다. 스스로의 세계, 편견, 쌓아온 이미지 같은 것들이 부서져 본 사람.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 언제나 옳지는 않다는걸 느껴본 사람.
그래서 한 곳에서만 머물렀던 사람보다는 여러 지역 또는 나라를 경험해 본 사람이 좋다. 여러 사람을 겪어 본 이라도 상관없다.
나는 여행을 많이 다니진 못했다. 다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동안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할 기회가 있었다. 고개를 돌리면 펼쳐지는 낯선 순간들에 고집스럽게 쌓았던 내 세계가 무너지곤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나마 성인이었기에 견뎌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때문에 더 많은 나 자신과 싸워야했지만 말이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저런 사람은 저런게 불편하겠구나.’ 그동안 믿어왔던게 얼마나 어리석은가도 느껴봤고 반대로 당연하다 여겨왔던 것들이 혜택임을 깨닫고 겸손해 지기도 했다.
‘누구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내가 보는 것이 진짜가 아닐 수 있다.’ 그걸 아는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