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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차곡 May 21. 2020

인연 욕심

어느 맑은 날


결혼이야말로 욕심의 결정체라고 한다.
주변의 일부 사람들은 사랑으로 인연을 만나는 천운을 얻었고 몇 몇 지인들은 알음알음 이성을 소개 받고있다.

내가 보고 들은 것만으로 얘기를 하자면,

후자의 일부는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평생 덕 볼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 같다. 그들이 유난히 이기적이라기보다 인간 심리가 원래 그런게 아닌가 싶다. 나 또한 다르다고 단언할 수도 없고.

그런데 재밌는 건 자신보다 잘난 조건의 이성을 찾으면서도 상대가 꼿꼿하게 구는 걸 싫어한다.
 '내'가 아니어도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만한 상대가 나에게 굽히고 들어와주길 바란달까.

예전에 한 지인은 교사나 공무원인 여성을 만나고 싶어했다. 그에게는 그 직업이야 말로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 올 수 있고, 남들한테 내보이기에도 좋으며, 육아휴직으로 아이도 키워 낼 수 있는 '효율적인 파트너'였다.
어느 날 몇 명을 소개받은 듯한 그는 한 교사와 만나다 잘 안됐는지 '자길 가르치려 드는게 싫더라'며 괘씸해했다.

내 마음은 이렇게 얘기했다.
'가르치는게 직업인 사람에게 그런 자세가 어느정도 배어있을 수도 있지. 원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너도 어느정도 숙여야 하는데 상대가 고분고분하기까지 바라는 건 네 욕심이야. 세상에 그런 거래는 존재하지 않아.'

하지만 그는 조언을 부탁하진 않았기에 난 아무 말도 내뱉지 않았다.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었다.

비단 조건부 교제뿐일까.
그저 밝은 사람이 좋다는 이들 조차도 사실은 자신이 힘들 때 웃게해주고 자기 기분을 띄워주길 바라는 심리가 깔려있지 않나 싶다.

나는 상대방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
그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역량을 가졌나.
누군가의 약한모습과 상처까지 안을 수 있나.
아니면 또 하나의 욕심 그득한 철없는 어른에 불과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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