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머리 없어 연휴에도 일? 따릉이로 긍정 마인드셋!

목적을 바꾸면 마음이 가벼워지는 이유

by 글담연
일은 쌓였지만 가볍게 출발


추석연휴 마지막날 일하러 가야된다.

쌓인 일이 많다기보다는 나의 일머리 없음 때문일 거 같다. 미리미리 했어야 하는 업무가 있는 줄 모르고, 일을 추진했던 내 과오이다.


어쨌든 이 직장 생태계는 내가 끊임없이 물어보고 스스로 알아가며 터득해야하는 곳이다. 남이 먼저 와서 알려 주지 않기 때문에 항상 먼저 묻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학창시절 수줍음이 많아 사실을 확인하는 질문이든, 추론하는 질문이든, 열린 질문이든 어떤 질문도 잘 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직장생활을 위해 새로운 자질을 만들어야했다. 사람 바뀌는 건 쉽지 않지만, 이렇게 크게 과오(!)를 겪고 나면 ‘극뽁’하려고 하나보다.


제일 먼저 나에게 잘해주시고 나와 비슷한 업무를 맡고 계시는 선배를 찾아가서 물어보았다. 내 일과 연관된 행정업무를 맡는 부서에 가서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이-삼중 절차가 있었고 며칠 걸리는 일이었다. 게다가 추석이 끼어 있어서 날은 더욱 촉박했다.


추석 전날, 타임 오버해서 일을 해도 끝나지 않았다. 결국 다시 와야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


‘차를 끌고 가면 엄청 막히겠지? 그럼 기차를 타야겠다. 정기권이 있으니까. 출근 시간에 나가야겠네.’


그런데 정기권을 쓰려고 앱을 여는 순간!


<추석 명절 대수송 기간에는 정기권 사용 불가>


라는 창이 뜨는 것 아닌가.

‘아, 이게 말이 돼? 추석 연휴 기간에 왜 안 되는데. 추석 연휴 전날 어쩐지 그 치열하던 정기권 예약이 잘 되더라. 이런 그냥 무시하고 타? 몰랐다고 하고..’

하다가

‘내가 사회적 체면이 있지. 그냥 승차권 끊자.’

로 돌아섰다. 승차권 확인할 때 거짓말 하는 연극도 하고 싶지 않았다. 쓸 수 없음을 모르면 몰라도 말이지.


어쨌든 정기권 출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잠을 더 청했다. 늦게 브런치를 챙겨먹은 후 기차를 탔다. 명절이지만 내가 타는 구간은 사람이 많이 없었다. 쾌적하게 앉아 갔다.


*정기권은 자신이 끊은 해당기차 시간으로 앞뒤 한시간만 가능. 따라서 왕복 두 시간 동안만 가능함. 가는 편 6-8시까지 오는편 7-9시.


집에서 브런치까지 먹고 느긋하게 나왔기에 직장으로 가는 편은 따릉이를 이용하지 않았다. 이따가 오후에 일 끝내고 돌아올 때만 이용하기로 했다.

전철을 타고 직장에 도착했다. 때는 1시 30분. 이제 열심히 잔업을 하자!


오늘 추석명절 연휴 마지막날이지만 직장으로 일하는 가는 길이 가벼웠다. 친구와 오늘 출근했다고 이따 따릉이로 기차역까지 부분퇴근 할 거라고 통화하며 이야기했다.


“뭐야! 일하러 간 게 아니라 따릉이 타러 간 거구만! 하하하”


“응, 맞아.”


내 마음은 그랬으니까.

오늘 외출의 목적은 자전거 타고 한강을 가는 거고, 가는 김에 일하는 거라 마음이 가볍다. 목적을 바꾸면 마음이 가벼워지네. 이것이 … 승리인가!

keyword
이전 11화팀장님, 아침에 1시간 지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