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측면’은
그 단순성과 익숙함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 비트겐슈타인
예전에 집에서 군부대로 출퇴근하는 ‘방위병’이라는 제도가 있을 때의 일입니다. 6개월간 방위병으로 복무했던 선배의 이야기입니다.
“아침에 부대에 들어가잖아. 그럼 그렇게 초코파이가 먹고 싶어. 퇴근하면 꼭 초코파이를 사먹야지 하고 다짐을 해. 그런데 저녁에 퇴근하잖아. 그럼 초코파이 생각이 하나도 안나. 다음날 아침에 출근하면 후회하고, 저녁에 퇴근하면 또 잊어버리고. 그렇게 6개월을 보냈어.”
조형예술가 matthieu robert-ortis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을 만듭니다. 아래 사진은 하나의 작품인데, 앞에서 보면 코끼리인데 옆에서 보면 기린입니다.
지금 성공해서 돌아보니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릴 적 고생했던 경험들이 소중한 자산이 되었음을 알게 되고, 지금 실패해서 돌아보니 부모님께 물려 받은 많은 재산들이 오히려 자신을 게으르고 사치스럽게 만들었음을 알게 됩니다. 지금이 좋으면 과거의 힘들었던 기억도 좋은 의미를 갖고, 지금이 힘들면 과거의 좋은 기억마저도 후회스럽습니다.
이처럼 같은 물건, 같은 경험도 내가 지금 서 있는 위치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가 서 있는 위치가 변하지 않는다면 나는 하나의 ‘측면’만을 보게 되고, 그것이 전부라고 믿게 됩니다.
김현주 작가는 책 《1cm+》에서 ‘앉은 자리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상대가 이해되지 않아 답답하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내가 앉아 있는 자리를 바꿔보는 것은 좋은 선택입니다. 한쪽 면만 보던 평면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입체적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되니까요.
앉은 자리를 바꾸는 것이 여행을 떠나거나, 직장을 바꾸거나, 이사를 가는 등 거창한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키워드의 책을 고르기, 새로운 길로 가기, 차로 다니던 곳을 걸어서 가기,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 해보기 등 다양한 방법들도 있습니다.
내가 쓰는 언어를 바꾸는 것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나의 언어를 바꾸면 나의 세상이 달라집니다. 언어를 바꾸는 방법 중에서 ‘뒤바꾸기’라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서양의 영적 스승 중 한 명인 ‘바이런 케이티’는 책 《네 가지 질문》에서 자기 탐구의 방법으로 ‘네 가지 질문’과 ‘뒤바꾸기’라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 중에서 ‘뒤바꾸기’는 언어를 바꿈으로써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하는, 간단하지만 매우 강력한 방법입니다.
뒤바꾸기를 어떻게 하는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을 종이에 적고 여러 방식으로 ‘뒤바꾸기’ 합니다. 대표적인 뒤바꾸기의 방식 3가지를 소개합니다.
방법 1) 부정문을 긍정문으로, 긍정문을 부정문으로 바꾸기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 부모님은 나를 사랑한다.
방법 2) 주어와 목적어의 위치를 바꾸기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 나는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다.
방법 3) 주어나 목적어를 ‘나’로 바꾸기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뒤바꾸기를 하고 나면, 바꾼 문장이 진실인 이유를 찾아봅니다. 바꾼 문장 모두가 진실로 느껴질 수도 있고, 단 하나의 문장만이 진실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경우 각각의 바뀐 문장들이 진실인 이유를 생각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방법 1) 부정문을 긍정문으로, 긍정문을 부정문으로 바꾸기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 부모님은 나를 사랑한다.
⇒ 바꾼 문장이 진실인 이유 :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사실 부모님이 나를 사랑했던 시간들도 많았구나.
방법 2) 주어와 목적어의 위치를 바꾸기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 나는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다.
⇒ 바꾼 문장이 진실인 이유 :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 나도 부모님을 미워하는 마음을 가졌구나. 그 순간 나도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았구나.
방법 3) 주어나 목적어를 ‘나’로 바꾸기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 바꾼 문장이 진실인 이유 :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나는 내가 쓸모없는 사람 같았어. 그래서 나 같은 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구나.
이처럼 뒤바꾸기를 통해서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라는 하나의 관점에서 벗어나면, 이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상황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내가 쓰는 언어를 바꿔보는 것, 멀리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펜과 노트만 있다면 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나는, ‘좋은 방법이네.’라고 생각하며 고개만 끄덕이고 넘어가지 않습니다. 펜을 들고 나의 상황을 직접 적어봅니다. 그리고 문장을 바꾸고 이유를 적습니다. 내가 쓰는 언어를 바꿀 때 세상이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궁금하니까요. 생각만으로는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없으니까요. 일어서서 앉은 자리를 바꿔야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으니까요.
‘언제나 익숙한 곳에서 매일 벗어’난다면 마침내 우리는 ‘세상의 모든 측면을 사랑’할 수 있으니까요.
한곳에만 있는다면
한면밖에 볼수없어
한면밖에 못보면서
전부라고 생각하네
익숙한곳 벗어나야
모든측면 볼수있고
모든측면 보게되면
모든측면 사랑하네
말은좋네 이사람아
누군몰라 안하더냐
방법몰라 못하는데
하라하면 어찌하나
앉은자리 바꿔야만
새론풍경 볼수있어
지금상황 벗고프면
앉은자리 바꾸게나
말은좋네 이사람아
누군몰라 안하더냐
힘이들어 못하는데
하라하면 어찌하나
쉬운방법 알려줄까
맨입으론 안되는데
왜이러나 이사람아
좋은방법 알려주면
이은혜꼭 보답하리
지금당장 알려주소
하하농담 이었다네
지금부터 읊을테니
펜을들고 귀를열고
적을준비 당장하소
앉은자리 옮기는법
이것저것 많다만은
나의언어 바꾸는게
아주쉽고 효과좋네
그중에서 뒤바꾸기
매우간단 효과강력
이제부터 예를들어
쉽게설명 해줄테니
음냐음냐 음냐음냐
너무길어 4음절로
적기에는 너무길어
위에본문 참고하소
음냐음냐 음냐음냐
지금바로 펜을들고
뒤바꾸기 해볼테니
여기에서 꼼짝말고
뒤바꾸기 지켜보게
음냐음냐 음냐음냐
음냐음냐음냐음냐
아이고야 용하구나
이런좋은 방법있네
익숙한곳 벗어나니
다른세상 펼쳐지네
이제부터 '비니'자넨
바로나의 은인일세
우리비니 확언대로
12월에 투고하여
책으로도 나오도록
지극정성 기도함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