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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의자포U Nov 02. 2024

22. 우리는 눈으로 보기보다는 뇌로 봅니다.


핵심은 본다는 것에 있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눈은 있지만, 

앞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장 치열하게 보게 된다.’  

- 김종원



생각하는 것과 보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요?


‘생각한다는 것’은 내게 이미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불러오는 행위이지만, ‘본다’는 것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잘 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의 뇌는 ‘잘 볼’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2가지 예를 통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사진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단어 우월 효과’에 대한 설명입니다. 단어 우월 효과란, 사람이 단어를 인식할 때 개별 문자의 집합으로 인식하는 게 아닌 단어의 총체적 이미지로 인식하는 효과를 뜻합니다.


자세한 실험 내용은 아래 이미지를 읽어보시면 됩니다.


위 이미지를 읽는데 이상하거나 불편하지 않으셨나요? 


자세히 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의 순서가 바뀌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

들은 읽는 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이것을 단어 우월 효과라고 합니다. 


두 번째 이미지 보겠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어떤 단어를 표현하고 있을까요?



이 이미지에서 ‘STORY’라는 단어를 읽어내는 게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첫 번째 이미지처럼 글자의 순서가 뒤바뀌거나, 두 번째 이미지처럼 글자의 일부분이 사라져도 우리는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는 모두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우리의 뇌는 시각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 처리하지 않거든요. 다른 말로는 우리 뇌는 ‘잘 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살펴 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뇌의 시각정보 처리 프로세스는 아래 이미지와 같이 ‘눈 - 시신경 - 시상 - 시각피질(후두엽) - 시상 - 대뇌피질(의식)’의 순서를 거칩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눈으로 들어온 시각정보는 ‘시상’을 거쳐서 (①의 과정) 머리 뒤쪽(후두엽)에 있는 ‘시각피질’로 갑니다. (②의 과정) 


시각피질에는 이미 과거에 축적된 여러 시각 정보들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시각 정보의 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을 통해서 뇌로 새로운 시각 정보가 들어오면, 우리의 뇌는 시각 정보 창고에 저장되어 있던 기존의 시각 정보를 불러옵니다. (③의 과정) 


'새로 들어온 정보'와 '이미 저장되어 있던 정보', 이 두 가지 정보가 통합되어 뇌로 전달되고,

뇌는 이 통합된 정보를 인식합니다. (④의 과정)


여기서 놀라운 점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는 신경다발 (②의 통로) 보다, 이미 저장되어 있던 정보를 불러오는 신경다발(③의 통로)이 10배나 많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합니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정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저장된 정보(기억)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새롭게 해석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김주환 교수는 책 《내면소통 》에서 ‘우리는 눈으로 보기보다는 뇌로 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뇌의 시각정보 처리 프로세스에 따르면 저장되어 있던 정보가 서로 다르면,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뇌는 상대방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지 않습니다. 시각 정보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예측하면서, 기존의 정보와 통합하며 듣습니다. 그래서 김주환 교수는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내면에서 생산되는 목소리를 더 많이 듣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우리는 같은 것을 봐도 다르게 보며, 같은 것을 들어도 다르게 듣게 됩니다.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그러니 내 말이 맞아.”

“그게 아니지. 내가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니까.”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는 결국 나의 생각을 보고, 나의 생각을 듣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내가 본 것이, 내가 들은 것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릴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핵심은 본다는 것에 있’습니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눈은 있지만, 앞을 볼 수가 없다.’는 말이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른다고 생각’하고 ‘가장 치열하게 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마음속에 내가 틀릴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말하는 연습을 해봅니다.

“나는 그렇게 봤습니다.”

“나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또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렇게 말하는 연습을 해봅니다. 

“당신은 그렇게 보셨군요.”

“당신은 그렇게 들으셨군요.”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덧붙임>

과학적 사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저의 추론입니다. 뇌는 쓸수록 강화된다고 합니다. 이걸 뇌의 가소성이라고하는데, 자주 사용하는 뇌의 신경회로 연결이  강화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잘 보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위 그림에서 2번 통로, 즉 시상에서  시각피질로 가는 통로가 넓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힘이 커지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반대로 습관적으로 보게 된다면 가뜩이나 많은 3번 통로가 더 강화되어 결국 자기 생각 속에 빠져서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4음절 정리>


우리뇌의 시각처리

프로세스 알아보니

보이는것 그대로를

인식하지 아니하고

기억하고 있는것을

불러와서 보고있네


사람들이 가진기억

사람마다 다르기에

같은것을 보더라도

다른것을 보게되네

듣는것도 이와같아

다른사람 말들어도

말한것을 듣지않고

자기생각 듣는다네 


같은것을 보더라도

다른것을 보는것이

이상한일 아닌줄을

마음깊이 새겨두어

내가본게 틀릴수도

있다는걸 생각하고

상대본게 다를수도

있다는걸 인정하세


이게끝이 아니라네

중요한것 더있다네

보다보면 잘보이고

듣다보면 잘들리니

있는대로 보고듣기

열심으로 연습해서

이세상의 본모습을

보는것이 어떻겠소


이런노력 안하면은

결국자기 생각안에

단단하게 갇혀서리

답답하게 살게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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