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돌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도저히 손을 쓸 방법이 없다면,
먼저 주변의 돌부터 치워라.
- 비트겐슈타인
위에 인용한 비트겐슈타인의 말에 대해 김종원 작가의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비트겐슈타인은 어떤 경우에도 당황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할 가장 본질적인 과정을 거치라고 조언한다. 언제나 기본과 본질에 접근한 삶을 살면, 성급해지지 않을 수 있어서 실패 가능성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여기서 본질은 무엇이고, 기본은 무엇일까요?
질문에 대해 답하기에 앞서, 넌센스 퀴즈 하나를 먼저 풀어보겠습니다. 그럼 문제 나갑니다.
‘집채만큼 큰 코끼리를 사냥했습니다. 과연 그 코끼리를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요?’
‘구워 먹는다, 삶아 먹는다, 냉장고에 넣어놓고 두고두고 먹는다’ 등 여러 대답이 나왔습니다.
과연 정답은 뭘까요? ‘한 번에 한 입씩 먹는다.’입니다.
정답을 듣고 감탄하며 무릎을 쳤습니다. 맞습니다. 아무리 큰 코끼리도 결국은 한 번에 한 입씩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흔히 목표를 크고 담대하게 가지라고 말합니다. 크고 담대한 목표는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끔 합니다.
그러나 때로는 큰 목표의 무게에 눌릴 때가 있습니다. 부족한 자신은 결코 그 목표에 이를 수 없을 거라는 좌절감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리 큰 코끼리도 한 번에 한 입씩 먹을 수밖에 없듯이,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은 아주 작은 것부터 해나가야 합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문제 해결 과정의 본질은 무엇이고, 기본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삶은 한순간의 변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아주 작은 생각과 행동, 즉 ‘습관’들이 쌓여서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본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본질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 작은 것을 쌓아가는 - 태도가 ‘기본’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우리의 삶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주를 채우고 있는 모든 물질들이 아주 작은 것이 쌓여서 만들어졌습니다. 예전에는 가장 작은 단위로 여겨졌던 원자도 쪼개고 쪼개면 제일 마지막에는 쿼크라는 거의 빈 공간과도 같은 작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아주 작은 것들이,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 바로 ‘나’고, ‘당신’이고, 이 ‘세상’입니다. 작고 느린 것이 존재의 본질입니다.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크고 빠른 변화만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변화 또한 수많은 작은 변화들이 쌓이고 쌓여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어느 순간 가을이 와서 낙엽이 툭 떨어지는 것 같지만, 여름 안에 이미 가을이 들어 있어 서서히 서서히 가을을 물들이다 마침내 낙엽 되어 툭 하고 떨어집니다.
어느 순간 봄이 와서 꽃이 활짝 피어나는 것 같지만, 겨울나무 안에 이미 꽃눈을 품고 서서히 서서히 꽃을 키우다 마침내 활짝 피어납니다.
작은 것을 사랑하지 않으면, 느린 것을 사랑하지 않으면 결국 삶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제임스 클리어'는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결과는 그동안의 습관이 쌓인 것이다.
순자산은 그동안의 경제적 습관이 쌓인 결과다.
몸무게는 그동안의 식습관이 쌓인 결과이고,
지식은 그동안의 학습 습관이 쌓인 결과다.
방 안의 잡동사니들은 그동안의 청소 습관이 쌓인 결과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해서 했던 일의 결과를 얻는다.’
성장하는 삶을 위한 기본은, 아주 작은 행동들을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같은 책에 나오는 영국 사이클 대표팀의 사례가 흥미롭습니다. 백 년 동안 금메달 1개를 딴 게 고작이던 최약체 팀이, 새로운 감독 부임 5년 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60% 금메달 석권, 2012년 런던 올림픽 기록 9개, 세계 신기록 7개, 투르 드 프랑스 5회 우승’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새로 부임한 감독은 사이클과 관련된 모든 사소한 것을 1%씩만 개선하자고 제안하고 실천했습니다.
안장을 조금 더 편안하게 디자인하고, 타이어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알코올로 닦고, 유니폼을 바꾸고, 심지어는 베개까지도 바꿔봅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내게 된 것이죠.
사랑한다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자주 눈 맞추고, 자주 귀 기울이고, 자주 안아주는 행동이 사랑입니다.
우리 삶의 본질인 아주 작은 것을 사랑한다는 것은 작은 것에 눈 맞추고, 작은 것에 귀 기울이고, 작은 것을 안아주는 것입니다.
작은 것을 사랑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은 무엇인가?”
‘아주 작은’이 핵심입니다. 고정 관념을 내려놓고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봅니다.
설탕을 줄이기 위해 매일 설탕 알갱이 1개씩 늘려가며 덜어냈다던 한 소녀의 이야기는 ‘아주 작은’ 것이 과연 어디까지 작아질 수 있을지, 상상력의 끝을 보여줍니다.
위대한 것들은 결코 거대한 계획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을 통해 나는 아주 작은 것을 사랑하며 아주 느리게 흘러갑니다. 그렇게 흘러가다 보면 어느 순간 목표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온 세상 만물이 그러하듯이.
나는 아주 작은 것을 사랑합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삶도 나를 사랑합니다.
+@
아주 작은 것을 사랑하며 변화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써서 브런치북으로 발행했습니다. 아주 작은 요정 ‘행하루’와 소년 ‘비니’가 주인공입니다.
작은 것을 사랑하는 연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소설 바로 가기
https://brunch.co.kr/brunchbook/chair4rest001
집채만큼 큰코끼리
먹는방법 무엇인가
한~번에 한~입씩
다른방법 없지않나
큰목표도 마찬가지
작은실천 쌓아야해
우리삶을 살펴보면
작은습관 쌓인거고
우주만물 살펴보면
작은것이 모인거라
아주작고 느린것이
모든존재 본질이니
이본질을 기억하고
실천함이 기본일세
작은것에 눈맞추고
작은것에 귀기울고
작은것을 안아주며
작은것을 사랑하네
작은것을 사랑함이
모든것의 본질이니
지금내가 할수있는
아주작은 일을찾아
차근차근 해나가면
삶도나를 사랑하리
※ 김종원 작가님의 책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를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며 글을 씁니다. (24일차)
※ 파란색 글씨는 책에서 김종원 작가가 쓴 문장을 인용한 부분입니다.
※ 이웃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합니다. 경험을 나눠주셔도 좋고, 질문이나 소감을 나눠주셔도 좋습니다. 기꺼이, 힘껏, 소통하겠습니다. 소통을 통해서 서로의 언어가 각자의 삶에 좀 더 단단하게 새겨질 것을 기대합니다.
※ 공언의 힘을 빌리고자 합니다.
11월 말까지 : 60일 간 매일매일 한 편씩 고쳐쓴 글을 포스팅 하겠습니다.
12월 15일까지 : 쓴 글의 퇴고를 마치고 출판사에 투고를 하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품고 가는 질문
1. 나는 어떤 언어를 쓰고 있는가?
2. 나는 어떤 언어를 선택할 것인가?
3. 나의 언어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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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I kin ye.(아이킨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