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나 지식이 우리의 삶을
온전히 만들어주는 건 아니다.
지혜나 지식에는 삶을 데울 온기가 없다.
우리의 일상을 바꿀 힘은
그런 차가운 것들이 아니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열정에 있다.
- 비트겐슈타인
맞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지식에는 삶을 데울 온기가 없’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바꿀 힘은 그런 차가운 것들이 아니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열정에 있’습니다.
핸들로 자동차의 방향을 조정할 수는 있지만, 자동차를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힘은 엔진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엔진이 돌아가야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지식이 자동차의 핸들이라면, 열정이 엔진입니다. 우리가 가진 지식은 원래 우리의 삶을 움직여 나갈 힘이 없습니다. 방향을 조절할 수 있을 뿐입니다.
안다는 것과 행동한다는 것은 애당초 다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0센티밖에 안되는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라고 말합니다.
아는 사람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이 행동합니다. 그리고 행동할 때 우리의 삶은 변화합니다. 열정은 바로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힘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의 열정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우리의 가슴이 근사하게 두근거리게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 앞서 ‘열정’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물은 100℃에 끓는데, 우리의 열정은 ‘몇’ 도에 끓을까요?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열정은 ‘아주 작은 것에’도 끓습니다.
열정은 봄꽃처럼 화려하고, 한여름 햇볕처럼 뜨겁고, 가을 단풍처럼 다채롭고, 활화산처럼 폭발적이고, 폭포처럼 거센 어떤 것이 아닙니다. 이것들은 다만 열정의 한 모습일 뿐입니다.
봄꽃으로 피기 전에 꽃눈은 겨우내 묵묵히 추위를 견뎌야 합니다. 한여름 햇볕이 유난히 뜨겁다 생각하지만 사실 태양은 다만 한결같이 빛을 발할 뿐입니다.
가을 단풍은 이미 스스로 가지고 있는 색을 잠시 드러내는 것일 뿐이며, 화산 폭발 이전에도 마그마는 무수한 시간을 땅속에 열을 품고 흐르고 있습니다.
폭포 또한 한 방울 한 방울 모인 물이 강이 되어 유유히 흘러가다가 어느 시점 폭포로 쏟아질 뿐입니다.
뜨겁고 화려한 솟구침은 다만 열정의 한 형태일 뿐입니다. 열정의 본질은 폭발력이 아니라 꾸준함입니다.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오랜 시간 꾸준히 지속하는 것, (오랜 시간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실 아주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열정의 본질입니다.
열정은 100도가 아니라 아주 작은 것에도 끓습니다. 열정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에 끓습니다. 열정은 크기가 아니라 꾸준함입니다.
열정은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게 하는 근사한 말이나 눈부신 행위가 아닙니다. 일상의 평범한 두근거림으로 작은 것이라도 꾸준하게 해나가는 것. 이것이 열정입니다.
김종원 작가의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자수성가한 부자나 투자로 이름을 날린 사람이 단독으로 강연을 하나 만들었다고 치자. 당신은 그의 비결이 궁금해서 그가 만든 강연장 자리에 앉았다.
하나 묻는다. “그가 당신에게 가르칠 모든 것은 어디에 있는 걸까?” 보통은 앞으로 그의 입에서 나올 말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건 그가 알려준 가르침의 10%만 흡수할 수 있는 매우 비생산적인 시선이다.
사실 그는 자신이 알려줄 수 있는 모든 지혜를 당신에게 이미 다 줬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이야기는 매우 간단하다.
당신이 이 자리에 왜 돈을 내고 앉았고, 수많은 일이 있음에도 왜 이 강연을 선택했으며, 어떤 강렬한 이끌림이 이 자리에 앉게 만들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당신을 열기에 앉히기 위해 그가 만든 수많은 언어적인 장치가 바로 당신이 그에게 배울 지혜인 셈이다.’
어떤 말을 하느냐는 삶의 작은 한 부분일 뿐입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것들은 열정의 아주 작은 한 부분일 뿐입니다.
삶으로 말하지 않는 말은, 몸으로 말하지 않는 말은 머리에 머무를 뿐 가슴으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우리의 삶을 1mm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말만 말이 아닙니다. 우리를 강연장에 오게 한 그의 삶의 여정에서부터 그의 몸짓, 표정, 심지어 단 한 번의 숨소리까지. 이 수많은 언어적인 장치가 바로 그가 꾸준히 쌓아온 열정의 징표입니다. 그가 살아온 삶이 건네는 말입니다.
말만 말이 아닙니다. 말해지지 않은 말에 귀 기울여봅니다. 몸으로, 삶으로 전해지는 말에 귀 기울여봅니다.
그리고 평온하게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아주 작은 것이라도 꾸준히 해나갑니다.
자동차를 움직인건
핸들아닌 엔진이듯
우리삶을 바꿀힘은
지식말고 열정이네
세상에서 가장먼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아는것과 행하는건
원래부터 다른거네
행동하게 하는힘이
그게바로 열정이네
열정일랑 무엇인고
이제부터 살펴보면
뜨거웁고 화려하고
폭발적인 것이아냐
이런것은 열정중에
한모습일 뿐이라네
열정이란 무엇인고
다시한번 살펴보면
강도아닌 빈도이며
크기아닌 끈기일세
비록작은 것이라도
꾸준하게 해나가면
그게바로 끈기이고
그게바로 열정일세
열정본질 배우려면
말로배울 수없어라
말이아닌 삶과 몸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들어보고
꾸준하게 해나가면
아주작은 것이라도
우리삶을 끓게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