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나요?
첫사랑, 그 단어만으로도 마음의 온도에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는 보통 그 첫사랑이 궁금하다.
처음이란 단어는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상대방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첫사랑이 언제야?"
대부분 이 질문의 의도는 '나'가 첫사랑을 간직한 주체적인 쪽이었다.
20여년 동안 내게 첫사랑이란 단어는 '나'는 이 단어를 가지고 행하는 입장인 일방향의 단어라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이 첫사랑이란 단어가, 첫사랑의 대상이 능동이 아닌 수동의 형태로 내게 다가온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연히 만난 동창과의 식사.
그 아이의 고백,
3년동안 날 좋아했다는 그 아이.
내가 그 아이의 첫사랑이었다고 했다.
지금도 글을 쓰는 이 순간, 그때의 감정이 생각난다.
누군가가 나를 순수하게 좋아해줬다는 그 마음이.
나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시절이.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그 공간이.
너무 고맙고, 신선했다.
신선하단 표현이 이상하지만, 정말 그랬다.
늘 첫사랑이란 단어에 붙는 질문은 능동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늘 "첫사랑이 언제예요?"라고 물어봤는데
그 일이 있고 나서 난 종종 이렇게 물어본다.
"누군가에게 첫사랑이었던 적이 있나요?"
상대방들이 애매모호하게 답한다면, 난 이어붙인다.
"있었을거예요. 분명. 당신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거예요.
당신이 누군가를 첫사랑으로 기억하는 것처럼."
그 아이의 늦은 고백 덕분에,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가끔 마음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