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
8월 13일
일을 하다가 확진자와 접촉하여 밀접접촉자가 되었다.
혼비백산. 멘붕. 집에 왔고 지옥같은 주말을 보냈다.
책임자로써,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과 계속 연락하고. 개인적으로 제일 접촉이 가까웠기에
혹시나 모를 양성 가능성에 몸이 아파왔다.
열이 38.1도 찍고, 가슴이 답답했다. 저녁에는 목도 따끔한 거 같았다.
'이미 벌어진 일 어떡하겠어. 이참에 쉬어간다 생각하고 편히 쉬어.' 라는 동료의 말에 그러려 노력했지만,
3일은 정말 끔찍했다.
(놀면뭐하니 캡쳐장면- 유재석씨 말에 정말 격한 공감)
지금은 8일이 지난 지금.
이 생활에 나름 적응 했다. 일상 루틴도 생기고. 자아성찰도 하고 많은 생각과 정리를 한다.
처음엔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겼나. 왜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나인가였다.
방역도 나름 열심히 하고, 나는 착한일도 많이 하려하고 법도 안어기면서 살려고 노력하는데.
나는 좋은 사람인데!!
그리고 뉴스로만 접하던 양성 반응, 후유증. 양성일 시 하게될 일들을 찾아보며 착잡함과 무서움과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했었다. 일요일 아침이 최고조였던거 같다.
일요일 아침, 전날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그 시간이 불안감이 최고조였다.
다행이 10시쯤 검사 음성 결과를 받고 안도를 했다. 이 음성이란 단어가 세상 제일 반가운 순간이었다.
음성 자가격리로 지내면서-
1)재택근무는 전에도 몇 번 했었지만, 음성 자가격리로 재택근무는 느낌이 또 달랐다.
그리고 자발적 방콕이 아닌 강제적 방콕은 답답함을 안겨줬다. (특히나 나는 집에 안붙어있는 외향형이기에)
2)역학조사, 오판정, 늦은 처리. 이러니 확진자가 더 느는건 아닐까?
인력이 딸리는 공무원을 이해하는 하지만, 제대로된 조사 없이 나는 바로 격리에서 해제조치 되었다.
정작 내게 연락 한번 없었고, 그 밀접접촉자와의 접촉 상황도 내가 제일 잘 알기에 역학조사팀에 역으로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니 안그래도 이상해서 재조사를 하려고 했었다는 말만 했다.
나도 자가격리 안되면 더 좋다. 음성이었고, 회사도 가야하니. 근데 혹시나 모를 뒤늦은 반응이 나온다던가,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 답답한 격리를 선택했다.
3)인간관계에 대해서
경조사에 어른들이 말하길, 조사는 꼭 참석하라고 하는데 이 말을 조금 이해가 간다.
안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나를 챙겨주는 의외의 사람들에 감동하고, 챙겨줄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건 나의 이기적인 생각인걸 알지만 그럼에도)의 의외의 모습에 실망한다.
기대하지 말자고 하지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나도 모르는 기대가 드는건 사람이라 어쩔 수가 없나보다.
내가 아직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어른이지만 아직 나는 어른이 아닌가보다.
아니 어쩌면 평생 이상적인 어른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4)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흐르고 인간은 적응한다.
나름의 루틴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며 하루의 날씨를 창밖으로 바라본다.
이렇게라도 밖의 날씨와 온도로 가을이 점점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함을 가질 여유가 생겼다.
너무 앉아있으니 수시로 일어나서 스트레칭도 하고. 좀 더 건강하게 챙겨 먹으려한다.
배민과 마켓컬리/ 인터넷 없는 자가격리는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저녁에는 요가를 하고 가끔 명상도 한다. 그리고 책도 읽고. 다만 격리기간동안 쓰레기를 버리지 못해
베란다는 쓰리게 장이 되어 가고 있다.
5)희망
26일날은 격리 해제전 검사를 위해 보건소를 가야한다.
며칠만 지나면 된다.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설렘의 크기도 커진다. 그리고 다음날 음성의 결과를 받으면 27일 낮12시부터 격리 해제. 자유다. 물론 나의 자유가 코로나 위험으로부터 자유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쓰레기를 원할때 버리러 나갈 수 있으며, 집순이로 보낼지라도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어느정도 불편함도 감수해야 생활은 지속될 것이다.
백신을 맞아도 돌연변이 코로나가 계속 나오고 있으니까.
여러모로 코로나 종식은 빠른시일에 안끝날거 같다. 그러니 괜찮겠지란 등 이기적인 생각보다 이타적인 마음 한번 더 가지면서 살아간다면 조금 불편하지만 평범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도 이제 확진자 수 발표 집중 보다 치료에 집중하면서 방역방안을 바꿀 시기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국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