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말랑말랑하고 재미있는 그림책 <별 조각 상점>을 소개해볼까 한다, 비늘 언덕 마을에서 날씨를 파는 두두지 씨의 이야기인 <날씨 상점>을 읽어본 독자라면 어디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기한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많은 곳이라고 소개한 비늘 언덕 마을을 기억할 것이다. 두 번째 그림책에서 토마쓰리 작가는 비늘 언덕 마을의 <별 조각 상점>을 소개한다. 반짝이는 별들의 이야기와 매일 밤 달라지는 구름 모양을 좋아하는 작가의 취향과 상상력과 세계관이 그림책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그림책 <별 조각 상점>, 토마쓰리 글.그림
안개구름이 포근하게 감싸줘서 밤이 고요하기로 유명한 비늘 언덕 마을이 한낮처럼 소란스러운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는 마을 주민들을 위한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 별 조각 상점은 마을 주민들이 잠이 오지 않는 날에 찾아가는 포근한 잠을 파는 곳이다.
그림책 <별 조각 상점>, 토마쓰리 글.그림
상상력 1. 별 조각 상점
별조각 상점은 곰돌이 라일락이 주인이고 햄스터 조수인 작은 별이 있다. 라일락은 우주를 돌아다니며 모은 온갖 별 조각으로 단잠을 부르는 신기한 물건들을 만든다.꿀잠용 별 조각들을 파는 곳이라는 설정이 신박하다.
그림책 <별 조각 상점>, 토마쓰리 글.그림
상상력 2. 별 요정
별조각을 만드는 별 요정들이 우주에 살고 있다는 설정도 참 재미있다.별 조각들을 찾으러 간 라일락과 작은 별에게 목화솜 자리에 사는 노란 별 요정은 따뜻한 이불을 만들라며 꿈뭉치 별조각을 준다. 종탑 자리에 사는 푸른 별 요정은 자장가 별 조각을 준다. 으스스한 양초 자리에 사는 검은 별 요정은 무서운 생각을 빨아들이는 등불을 만들라며 블랙홀 별조각을 준다. 향기로운 찻잎 자리에 사는 분홍별 요정은 걱정이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차를 만들라며 잠가루 별조각을 준다. 각기 다른 색의 별 요정들이 살고 있는 별자리 이름들도 독특하다. 별 요정들이 별 조각 상점 주인인 라일락에게 주는 별 조각들도 특별하다. 단잠을 자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는 따뜻한 이불과 자장가, 어느 정도의 불빛, 향긋한 차가 있다는 것을 보며 독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상상력 3. 꿀잠 젤리
저마다 잠 못 드는 이유는 다를 텐데 그러면 모은 별조각들을 하나씩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내용으로 이어지는건가라고 예상할 독자에게 작가는 더 달달한 것을 내놓는다. 별 조각을 모은 라일락이 만드는 것이 달콤하고 몰랑몰랑한 꿀잠 젤리라니 단잠과도 잘 어울린다. 하나 먹으면 정말 꿀잠 자게 될 것 같은 재료들을 섞은 젤리다. 모양도 별이라서 꿀잠 자러 가는 길을 안내해 줄 것만 같다.
상상력 4. 보너스 페이지
보너스 페이지에서는 작은 별과 라일락의 단잠을 위한 별구름 침낭이 나온다. 비늘 마을 주민들이 따뜻한 잠을 자도록 도와주었던 별 요정들을 찾아가서 고마움을 전하는 라일락과 작은 별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세상은 좋은 뜻에서 Give&Take다. 마음은 주고받는 것이다. 별 요정들에게 감사 선물로 전하는 별조각 인형, 별조각 마이크, 별조각 도감, 별조각 쿠키도 센스 있다. 라일락의 맺음말 페이지도 다정하다.실수로 속상할 친구까지 챙기는 작가의 마음이 다정하다. 이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별처럼 반짝이는 마음을 갖는 방법을 알려준 것도 좋았다.
오늘의 고민은 이 밤에 묻어두고 다정한 내일에서 다시 만나요 (작가의 말)
꿀잠 젤리의 효과는 푹 잘 자고 좋은 내일을 맞이하게 하는 것이다. 독자들이 단잠 자고 일어나서 다정한 내일을 맞이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는 그림책이라는 게 감동 포인트다.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어떤 별요정이 되어서 어떤 별조각을 라일락에 줄 건지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 자신이 별요정이 된다는 설정만으로도 아이들은 신나서 상상력 가득한 별조각들을 생각해 낼 것이다. 우리만의 꿀잠젤리비법 레시피를 정해서 실제로 만들어 먹어도 아이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잠 못 드는 날이 있는 건 어른도 마찬가지다. 나는 주로 걱정과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날에 잠을 잘 못 잔다.내가 별 요정이 된다면 '좋은 생각 자리'에 사는 '보라색별 요정'을 하고 싶다. 꿀잠을 위한 나만의 별 조각도 생각해 보았다. 먼저 '버터플라이허그 별 조각'이다. '토닥토닥 별 조각'이라고 해도 좋겠다. 오늘도 애쓴 나를 스스로 토닥토닥해주면 편안한 마음으로 잘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꿈나라 맛집 지도 별조각'이다. 꿈나라 맛집 탐방을 하면즐겁고 맛있는 꿈이될 것이다. 가끔씩은 꿈 안 꾸게 하는 '무꿈 숙면 별조각'도 필요하다. 꿈을 많이 꾼 날은 잠을 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라벤더향 별 조각 있으면 베개에 넣고 자면 좋겠다. 불안과 걱정으로부터 날 지켜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사지 별 조각'이 있었으면 좋겠다. 마사지받은 개운하고 나른한 몸 상태로 푹 자고 싶다.
작가의 상상력이 가득한 그림책을 들여다보다가 나도 별 요정도 되어보고 꿀잠을 위한 다양한 별 조각들을 상상하느라 즐겁고 재밌었다.이렇게 즐거운 마음을 꼭 안고 자는 게 진짜 꿀잠 비법이 아닐까? 이것이 <별 조각 상점> 작가의 숨은 의도가 아니었을까? Sweet 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