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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이슬 Jan 11. 2024

출판기획 이야기 (2-1) - 에세이 투고하기

시리즈를 노려보기


얼마 전 모 인플루언서가 쓴 에세이가 3대 서점 종합베스트 1위에 올랐었죠.

그 후엔 P모 씨의 영미권 에세이가 이어 종합베스트 1위에 오르고 전 배가 아프고...

이건 아니고. 아무튼, 가장 많은 분들이 쓰고 있는 장르가 에세이고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장르 또한 에세이입니다. 추천도서 목록이나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꽤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장르기도 하죠.

브런치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에세이로 분류되기도 하고요.

당연히 그만큼, 출판사로 투고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원고 또한 에세이입니다.




2017년, 에세이 출판계에 아주 획기적인 시리즈가 나타났습다. 바로 <아무튼 OO> 시리즈.

코난북스, 제철소, 위고 세 출판사가 번갈아 가며 한 권씩 책을 내는데,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사랑을 받았고, 여전히 받고 있죠.

이 <아무튼 OO> 뒤에는 애정하는 그 어떤 것이 들어가도 괜찮습니다.

<아무튼 소주>, <아무튼 맥주>, <아무튼 안개>, <아무튼 메시> 등등. 아무튼.

크지 않은 판형, 널널한 배치, 얇은 두께, 부담 없는 주제 등.

여러 요소들이 그야말로 에세이와 딱, 맞아 떨어져 돌풍을 일으킨 시리즈인데요.

장담컨대 이 시리즈 이후로 기획된 에세이 시리즈들의 99% 이상은 <아무튼> 시리즈의 영향을 받았을 겁니다.


아무튼 시리즈를 살펴볼 수 있는 링크.


갑자기 이 이야기를 왜 하냐고요?

바로, 에세이를 주력으로 내는 출판사라면 보통 이 '시리즈'들을 한 번씩 기획해 보고, 또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이 시리즈들은 저마다 색깔이 다르고 추구하는 방향도 다 다르죠.

마치, 브런치 작가님들의 색깔이 저마다 다 다르듯이요.




이하, 소개해 드리는 에세이 시리즈들은 1) 한두 권만 내고 끝났거나, 2) 최근 출간된 적이 없는 경우 제외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에세이 시리즈로는 세미콜론(민음사 브랜드)의 <띵> 시리즈가 있죠.

<띵> 시리즈의 모토는 "인생의 모든 ‘띵’ 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입니다.

즉, 음식 에세이죠.

<해장 음식>부터 <치즈>, <고등어>, <훠궈>, <병원의 맛> 등등 음식으로 이렇게 많은 주제의 에세이가 쓰일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내용의 에세이가 출간되고 있습니다.

(기획 잘하는 것의 절반만큼이라도, 직원들을 챙겨주셨으면. 민음사는 얼마 전 굉장히 안 좋은 쪽으로 화제가 되어, 불매 중입니다. 읍읍.)


띵 시리즈를 살펴볼 수 있는 링크.




다음은 휴머니스트에서 출간하고 있는 <자기만의 방> 시리즈입니다.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금요일엔 시골집으로 퇴근합니다>, <배우의 방> 등 다양한 책을 냈죠.

'자기만의 방'은 말 그대로 물리적인 자기만의 공간일 수도 있고, 정신적인 휴식처일 수도, 자신만의 신념이나 루틴일 수도, 자기만의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몇 권 살펴보다 보면 휴머니스트에서 추구하고 있는 결이 보일 듯 말 듯 한데요.

개인적으로 전 이 시리즈들 표지가 신선해서 좋더라고요.


자기만의 방 시리즈를 살펴볼 수 있는 링크.




인디고(글담출판사)에서 출간 중인 <딴딴> 시리즈.

모토는 "먹고사는 일 이외에 인생에 무해한 짓, 생각, 그 썸띵을 가지고 딴딴하게 인생을 꾸려가는 이야기"입니다.

<주말의 캠핑>, <검도>, <비건 베이킹> 등 취미와 일상을 녹여낸 이야기를 내고 있습니다.

이 에세이 시리즈는 표지 디자인이 통일되어 있어 딱 보면 알 수 있죠.


딴딴 시리즈를 살펴볼 수 있는 링크.





세세히 더 소개하고 싶지만 에세이 시리즈는 정말 끝도 없는 관계로 간략하게 줄이자면,

티라미수더북의 <난생처음> 시리즈,

씽크스마트의 <스토리인> 시리즈,

유유의 <땅콩문고> 시리즈 

마누스의 <목소리> 시리즈 등 그 주제와 소재가 아주아주 다양하고, 많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것만 해도 몇 개가 더 있는데,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시리즈가 제각각 있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출판사와 편집자들은, 에세이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독자들에게 어필해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다른 출판사는, 다른 편집자는, 다른 작가님들은 무슨 책을 기획하고 내는지 항상 주시하는 편이죠.


만약 에세이를 출판사에 투고할 예정이라면,

출판사에서 어떤 에세이 시리즈를 내고 있는지,

내 이야기는 어느 출판사의 어떤 시리즈와 가장 결이 맞는지를 조사해 보면 아주아주 좋습니다.


여기에 더해, 투고 메일에 "귀사의 OO 시리즈를 너무 잘 보고 있고, 제 원고와도 결이 맞는 듯하여,

해당 시리즈의 다음 도서로 출간을 희망하는 마음......"과 같은 언급을 해준다면,

아마도 괘씸한 출판사 놈들이 '읽씹'을 할 확률이 확 줄어들지 않을까요? :)


에세이를 투고하실 때, 그냥 에세이를 내는 출판사에 일괄적으로 쭉- 메일을 보내시기보다는

이렇듯 그 출판사에서 신경 쓰고 있는 '시리즈' 쪽을 공략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마음에

이번 글을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브런치 작가님들의 색깔이 모두 다른 만큼

에세이 출판사들의 색깔도 모두 다르니까요.

내 브런치북에 꼭 어울리는 에세이 시리즈를 내는 곳을 찾아 어필하며 투고한다면

그 출판사에서도, 작가님의 브런치북을 꼭 책으로 내고 싶어질 거예요.


단, 간단한 기획안조차 없이 브런치스토리 링크 하나만을 딱 걸어 투고하는 건 금물입니다!






이 글을 다듬으며 먹은 안주.


뒤늦게 넷플릭스에서 <쌍갑포차>를 정주행 중입니다.

원작을 워낙 재밌게 본 터라, 그 감상을 망칠까 싶어 안 보고 있었거든요.

원작과는 다른 나름의 재미가 있더라고요. 문제는 보던 중 고등어 구이가 너무너무 먹고 싶어졌다는 점.

맛은 있었지만, 역시 생선구이는 사 먹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얻었습니다.

튄 기름과 생선 냄새 처리... 그리고 기타 뒷정리에 들어가는 노고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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