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국어대사전에 '빌어먹을'을 검색해 보니, 「관형사」 지독하고 몹쓸 이라고 나오는데요.
그러니 전 관형사를 썼을 뿐이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며...
편집자고, 책을 만든다고 하면 대부분
1) 오, 맞춤법 잘 아시겠다
2) 오, 썸탈 때 맞춤법 틀리면 짜게 식으시겠다
와 같은 반응을 보이시는데요.
1은 틀렸고 2는 맞습니다. 후후.
우선 2번은... 아파서 누워있는데 '죽챙겨먹구 얼릉 낳아'와 같은 톡이 오면 천년의 사랑도 식지 않겠습니까?
1번은... 맞춤법이 자꾸 바뀌기 때문에 어려운 거라 아마 평생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요.
국립국어원 공지사항
전에도 한번 관련해 글을 썼었는데, 맞춤법은 분기별로 이렇게 바뀐 내용이 공시됩니다.
딱히 신경 쓸 필요가 없을 때도 물론 있지만, <로브스터>만 표준어로 인정하다가 <랍스터>까지 복수인정되는 사례처럼 유의미한 변경이 있을 때도 많아서 꼭 확인이 필요하죠.
여태 표준어던 단어가 하루아침에 비표준어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비표준어였던 표현이 한순간에 표준어가 되기도 하죠. 무슨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도 아니고...
아무튼 이런 연유로 맞춤법은 평생 공부해야 하는 분야입니다...
그리고 이런 정기 공시 외에도, 비정기적으로 깜짝 이벤트가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바로 얼마 전인 1월 29일, 국립국어원에 '‘입안’류의 띄어쓰기 변경 관련 주요 수정 내용'이라는 공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원래 '입안', '입속', '코안', '콧속'과 같은 단어는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니 만큼, 띄어쓰기를 잘못하는 경우가 무척 많은 단어들입니다. 모두 '입 안', '입 속'과 같이 띄어쓰기를 해줘야 하거든요.
하지만 또 저 단어들을 사전에 검색하면 나온다는 게 우릴 더 헷갈리게 했었죠.
원래 해당 단어들을 검색하면 <의학> 용어임이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즉, 의학용어로 사용될 때만 붙여 쓸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올해 1월 말 공지로 인해... 소설 에세이 등 도서에서도 붙여 쓸 수 있게 된 겁니다! 만세!
그리하여 마침 어제 편집을 하는데, '입 안에 음식을 가득 넣고...'와 같은 문장이 있어 붙여 썼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이 책은 시리즈 서적입니다. 어제 편집하던 책은 시리즈 중 5권...
1~4권은 이미 출간되어 있습니다(맞춤법 수정 공지가 나온 1월 29일 전에...).
혹시나 해서 확인해 보니 1~4권에 '입 안'이라는 표현이 꽤 많더라고요.
그러니까 1~4권은 '입 안에 음식을 가득 넣고'로 띄어쓰기가 되어있고
5권부터는 '입안에 음식을 가득 넣고'라고 되어있는 거죠...
왜냐하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니까요... 진짜로... 하....
여기까지 확인을 하고 보니, '빌어먹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진짜 빌어먹을 맞춤법... 네네...
지난주에 군산을 다녀왔습니다. 군산 하면 박대와 아귀포 아니겠습니까?!
해서 군산에 가면 마지막 날 꼭 구매해서 온답니다.
제가 사실 생선 뼈 바르기 장인이거든요. 후후.
함께한 주님은 익산시 전통주인 '고운님 막걸리'입니다.
이름부터 참 곱지 않나요...?!
군산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라, 올라오는 길에 일부러 들러서 사왔답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익산시의 전통 막걸리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아침 10시에 익산에 가서, 막걸리와 소주를 마신 생생한 썰이 있답니다!
(저도 간만에 다시 보니, 아래 글에도 고운님 막걸리가 보이네요. 후후후.)
https://brunch.co.kr/@chamisulbook/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