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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Jun 09. 2020

휘청거렸다


휘청거렸다


비바람이 쉴 새 없이 내 뺨을 갈기는 날

잠실대교를 걸었다


왼쪽엔 집어삼킬 듯 소용돌이치는 한강

오른쪽엔 잡아먹을 듯 달려오는 차

그 사이로 가슴만큼만 자란 난간

죽음은 가까웠다


어떻게 가야 하나 고민하다

강물보단 차가 익숙해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쳐서 

나는

끝도 보이지 않는

좁고 긴 한낱 보행길을

잡고 늘어져

단추를 채우듯

한 발 한 발

꼭꼭 채워 걸었다

 

휘청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바라본

다리 아래 한강변에선

윈드서핑장 돛기둥이 휘청거리며 나아갔다


같은 바람에

생과 사는 멀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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