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쉴 새 없이 내 뺨을 갈기는 날
잠실대교를 걸었다
왼쪽엔 집어삼킬 듯 소용돌이치는 한강
오른쪽엔 잡아먹을 듯 달려오는 차
그 사이로 가슴만큼만 자란 난간
죽음은 가까웠다
어떻게 가야 하나 고민하다
강물보단 차가 익숙해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쳐서
나는
끝도 보이지 않는
좁고 긴 한낱 보행길을
잡고 늘어져
단추를 채우듯
한 발 한 발
꼭꼭 채워 걸었다
휘청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바라본
다리 아래 한강변에선
윈드서핑장 돛기둥이 휘청거리며 나아갔다
같은 바람에
생과 사는 멀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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