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관찰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참진 Aug 21. 2020

여백



여백


컵에 담긴 물은 그대로인데

책상 모서리에 놓으면 불안해 보이고

책상 중앙에 놓으면 안정돼 보이는 건

컵을 감싸는 여백이 크기 때문이겠지

 

여백이 차지하는 공간만큼

죽어가는 여백의 바깥

안쪽부터

쌓여가는 잡동사니들


여백을 여백으로 두지 못하는 건

어떤 심리인지요


중요한 건 컵 속에 담긴 물일 텐데

모두가 여백만 바라보지


한평생

여백이 어떻게 바뀌는지만 궁금한 빈껍데기


물이 말라 가는 것도 모르고

색이 옅어지는 것도 모르고






https://www.instagram.com/malangmalang.book/

https://blog.naver.com/malangmalang_book


매거진의 이전글 틈과 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