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관찰집

여행에 대하여

by 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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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하여


비슷한 패딩을 입고

비슷한 배낭을 메고

비슷한 곳으로 향한다


최대한 많은 곳을 볼 수 있도록

최대한 싸게 묵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손 안의 든 네모난 세상의

누군가의 기록을 보고

누군가와 같은 기록을 남긴다


같은 장소, 같은 음식, 같은 코스

‘같은’이라는 테두리 안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다른’이라는 테두리 밖은 적막만이 가득하다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

나만의 답을 선택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무색해져 간다


여행의 모형과 비슷하게 만들어가는 인생의 집도

‘나’라는 기둥이 허물어지고 ‘남’이 그 자리를 채운다

더는 내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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