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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Feb 03. 2020

도시 숲

도시 숲


오와 열을 맞추어서 재단된 키 작은 나무들이 길가에 서 있다.

네모나고 둥근 모양의 이 나무들은 건물과 거리를 돋보이게 해서 도시의 경관을 살리고, 도시 공간의 녹시율을 높여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생태적 건강성과 사회 문화를 고려해서 환경친화적으로…


그래서 잘린다.


같은 길이, 너비, 형태로 잘려서 개별적 모습은 간데없고 하나의 집단으로서 존재한다. 그 안의 몇몇은 본능적으로 햇빛을 향해 가지를 뻗지만 인간은 가차 없이 그것을 잘라낸다. 도시에서는 획일성이 나무들을 완전히 장악해서 다름을 허락하지 않는다.


도시 숲은 나무의 개별성을 가두는 감옥이 되어버렸고, 오늘도 도시의 나무들은 조경이라는 명목 하에 일정하게 재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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