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게 '안녕'이라고 말했다
앞 음절에 힘이 들어간
한껏 부풀려진 목소리
그가 감추고 누르는 긴장과 떨림,
사소한 순간들,
그리고 연약한 용기가
여기저기 매달려 있었다
그는 내게 '안녕'이라고 말했다
뒷 음절에 힘이 들어간
단단한 목소리
출렁이는 두려움 아래 닻을 내려
밀려오는 다름을 감내해내겠다는
또렷한 의지와 확신은
나를 너의 바다에 고정시켰다
그는 내게 '안녕'이라고 말했다
두 음절 사이에서 길 잃은 목소리
내쉬는 숨의 끝자락에 겨우 흘러나오는
진동이 최소화된 음성
너의 여백, 서늘한 바람
더는 내게 바라는 것도 없다는 듯
허공에 증발되는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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