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관찰집

아빠의 신발

by 참진



아빠의 신발


아빠는 유행 지난 내 신발을 신곤 했다

통 넓은 청바지 아래로

하얀색 하이탑 슈즈

햇빛에 반짝이는 메이커

주름진 바짓단


나보다 한 치수 작은 그의 발이

내 신발에 꼭 맞으려

신발끈을 바짝 조이면

숨어있던 하얀 속살

풍파에 찌든 회색의 겉살

얼룩덜룩 무늬가 찍인다


내가 한창 신어 닳아 버린 밑창, 빈 공간

내 과거의 흔적 위로

그의 현재의 흔적 쌓이면

그와 나 사이의 빈 공간은 없어지겠지

그렇게 다 갈려버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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