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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Apr 10. 2020

그해 봄에 나는 바랐다



그해 봄에 나는 바랐다

 

나는 그가 꽃을 바라보듯

가던 길 멈추고

창에 맺힌 물방울처럼 만져주길

봄바람에 흔들리며 요동치길

햇빛처럼 빈틈없이 훑어주

꽃잎보단 꽃받침을 봐주길

눈동자에 별이 뜨길

개가 되길

사진 속에 박제 해두길

낮이 밤보다 길길

자리를 뜨다 이내 뒤돌아보길

멀어지다 가까워지길

마음 한 칸에 담아 다시금 꺼내 보길

여러 번 곱씹어 소화시키길

익숙하지만 낯설길

바랐다


그해 봄에

나도 그를 온전히 담을 수 있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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