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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Apr 21. 2020

내 몸의 부스러기



내 몸의 부스러기


여기저기 내가 뭉쳐있다

어제 내 머리카락

엊그제 내 피부

오늘 내 눈썹

무질서하게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춤을 추다

그늘에 숨어

자기 몸 위로 다른 몸을 안아버리는

내 몸의 부스러기


고요와 적막 속에서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울고 떨며 엉겨 붙도록

내버려 두었던

커질 대로 커져 버린

내 몸의 부스러기

내가 살아온 만큼 쌓여간 그 흔적을

다닥다닥 붙어있는 과거의 나를

미처 생각지 못한 곳까지 수북이 쌓여버린 그것을

안으로, 더 안으로 들어가서 

지워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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