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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bin Park Jul 21. 2021

집을 주제로 한 인터뷰

꾸준한 기록이 가져온 선물 

1. 디렉토리 매거진


이사를 하고 침실로 정한 방을 사진으로 담았다. 정리되지 않은 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을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 #찬빈네집 이라는 해시태그를 일관되게 가져가며 포스팅을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중 일로써 만난 어느 매거진 편집장님께서 메시지를 보내오셨다. 창간호를 준비하는 매거진이 있는데 인터뷰를 해줄 수 있냐고 여쭤보셨다. '편집장님, 저희 집이 과연 어울릴까요?'라고 답변하였으나 용기를 북돋아 주시면서 창간호 주제인 DEPOSIT: 보증금 편의 인터뷰이가 되었다. 바로 첫 인터뷰는 직방과 볼드저널이 함께 만든 <디렉토리>이다. 


*주거 관점으로 1-2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기록하는 <디렉토리>는 원룸, 투룸, 오피스텔, 빌라, 소형 아파트 등 다양한 형태의 집을 유영하며 자기다움을 배워가는 이들의 생활과 생존 사이 오늘을 기억하고 수집하는 매거진이다. 


집 이사는 완료하였으나 아직 물건들이 많이 없던 시기라 지금 다시 창간호를 꺼내 읽어보면 미완성의 집 같이 등장했다. 어쩌면 날 것 그대로의 모습도 #찬빈네집 이기에 훌륭한 포토그래퍼분께서 잘 담아주셔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를 하며 재밌었던 부분은 자기 집의 도면을 직접 그려 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림을 잘 못 그릴뿐더러 방에 있는 포인트들을 요소요소 표시하는 게 여간 쉽지만은 않았다. 몇 차례 거절을 당하고 최종본을 컨펌받았을 때 쾌감은 정말 짜릿했다. 디렉토리 매거진의 디자이너님께서 부족한 초고를 아름답게 그림으로 표현해주셔서 감사하다.



다른 주거 매거진들과는 다르게 인터뷰이의 집에 대한 기록을 수집하듯이 소개한다. 내가 살아온 집의 형태, 예를 들면 전세라면 방은 몇 개였고 몇 층이었는지. 그리고 어떤 동네였고 얼마에 계약을 했는지 등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사실 집을 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위치와 가격이 아닐까 싶은데 그런 포인트를 의미 있는 스토리들과 연결하니 전혀 거부감이 없이 다가왔다. 마치 내가 정말 궁금했을 법한 내용들이 여기 다 담겨있었구나 싶게끔 만들 정도로 군더더기 없다랄까.


그렇게 창간호 인터뷰를 마치고 지금 시점의 디렉토리 매거진은 6호 취향의 자립이라는 주제의 최신호가 발간되었다. 온라인으로도 인터뷰를 감상할 수 있어 시간이 된다면 <KNOCK, PLEASE> 편들을 천천히 정독해보려 한다. 


온전한 집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자신감을 얻게 해 준 디렉토리 팀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디렉토리 매거진 1주년으로 받은 '인터뷰이 커스텀' 표지


2. 오늘의 집, 온라인 집들이


최근에 이사를 한 친구들, 결혼을 한 지인들과 대화를 할 때면 꼭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오늘의 집'에 나올 법한 인테리어이다. 그만큼 오늘의 집의 영향력은 이미 상당한 것 같다. 사실 스토어보다는 가지고 있는 집의 사진, 그리고 리뷰의 절대적인 양의 증가가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건 잘 몰라도 오늘의 집에서 추천하는 <BEST 10> 아이템들만 구매한다면 누구나 부러워할 법한 예쁜 인테리어의 집을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오늘의 집에서 하나의 키워드로 유저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커뮤니티 - 온라인 집들이' 인터뷰를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 기회도 꾸준한 기록이 가져다준 선물 같았다. 온라인 집들이는 어느 정도 포맷이 있어서 사진과 글을 자유롭게 써 내려갈 수 있어 좋았다. 촬영한 사진들에 '제품 태그'를 해야 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게 좀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받은 제품들, 어디서 주워온 제품들을 태그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만의 <오래된 집에 오래 살고 싶은 남자의 이야기>라는 주제의 집들이 콘텐츠를 작성하여 발행하게 되었다. 오늘의 집에서 자주 소개되는 스타일의 집과는 확연히 다르게 풍겨져 나온 느낌 때문인지 많은 유저분들이 클릭을 해주셨고, 또 댓글을 달아주셨다. 


*인상 깊었던 댓글

- 초**: 길냥이와 친구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 개성 있는 집도 잘 봤습니다!

- A**: 저도 커피 좋아해요ㅎㅎ 아, 옥탑 뷰도 고양이도, 빈티지한 물건들도 너무 좋네요!!

- Art**: 세상에 하나뿐인 감성의 집이네요. 예쁘게 통일시켜 규칙에 맞추어 꾸며진 집보다 저는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멋을 가진 집이 좋더라고요. 새로운 공간에서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자유로움을 느끼시며 꿈꾸길 바래요.홧팅~!!

- U**: 소중한 공간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고양이 친구도 반갑네요

- 떼**: 레코드를 눕혀서 쌓는 식으로 보관하시면 무게 때문에 판이 망가진답니다~ 꼭 책장에 책 꽂듯이 세워주세요!

- 해**: 치즈냥 챙겨주시니 감사해요 :)

- 프**: 넘 매력 있네요. 사람 사는 곳 같고요


덕분에 턴테이블을 오래 보관할 수 있었고, 보리를 더 잘 챙겨줘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람 사는 곳' 같다는 말이 굉장히 와 닿았다. 사람 사는 곳이란 누군가 정의 내리기 나름이지만, 적어도 나라는 사람이 사는 데 부족함 없는 곳이라 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뵌 적은 없지만, 응원의 댓글 덕분에 더 자부심을 갖게 되었어요. 따스한 마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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