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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May 12. 2023

내가 존재하는 이유

교감의 판단

교육에 관한 영역은 점차 폭넓어지고 있음을 공문의 내용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보건 영역의 중요성은 점차 증가되고 있고 학생 안전을 위한 인력 채용에서부터 방역에까지 교감은 실무자와 함께 협업하지 않고서는 혼자 감당해 낼 수 없다.



 체육, 문화, 생활, 지역사회 등 교육과 연결된 다양한 영역들이 학교 내로 유입되면서 교감의 교육적 판단은 더욱더 정확성을 요구하고 시대 분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협의할 일이 생겨 급하게 해당되시는 선생님들께 회의 참석을 부탁을 드렸다. 사전에 교무부장님도 이와 관련하여 선생님들께 몇 차례 이해를 구했지만 사실상 선생님들은 부담이 되었는지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이제 교감이 판단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퇴근하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선생님들께 부탁드리는 것이 옳을지 패스해야 할지. 시간이 촉박했다. 교감으로써 판단해야 할 마지막 시기였다.



"죄송합니다. 출근하자마자 교무실로 오시게 해서.... 다름이 아니오라 관련 사업을 추진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물론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만. 그래서 선생님들께는 부담을 최소화시키려고 제가 몇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중략)



괜찮으시다면 이런 방향으로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계획서도 간단하고 정산서도 1~2쪽 내외로 간단하더라고요. 일부러 시간 내서 할 것이 아니라 늘 하던 것을 연계하여 진행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을 때 교감으로 판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늘 고민이다. 어떤 사업을 추진할 때 선생님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선생님들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선생님들을 움직일 수 없으면 교감은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일을 부탁드리기 전에 선생님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갑질' 로도 비칠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자율적으로 선생님들이 판단한 지점과 교감의 판단이 서로 다를 경우 참 고민이 많이 된다. 교감의 판단이 정확하다고 우기는 사태가 많아지는 경우 선생님들은 점점 등을 돌리게 된다. 교감이 학교에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에서 힌트를 얻는다.



'내가 학교에 존재하는 이유는 지금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해서'


중요한 일 앞에서 교감의 판단도 이러하면 좋겠다.


1. 가장 중요한 때란 학부모, 교직원분들이 내게 도움을 요청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


2. 가장 중요한 사람은, 힘든 일을 겪고 있고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는 학부모, 교직원

3. 가장 중요한 일은, 학부모와 교직원들을 위해 공감하고 이해해 드리며 무슨 이야기든 들어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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