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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아파트 관리사무소장님과 대화

by 이창수

현재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아파트와 초밀접해 있다. 학교와 아파트를 구분하는 경계벽도 없다. 학교 운동장에서 음악을 틀면 아파트 주민들이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가깝다. 그래서 늘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방학 중 학교에 출근해서 잠시 교무실 밖을 나와 학교 주변을 돌아보다가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님을 뵙게 되었다. 늘 푸근한 인상으로 맞아 주시기에 반갑게 인사하는 편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학교처럼 각종 민원과 갑질에 많이 시달린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관리사무소장 같은 경우는 평균적으로 근무 기간 1년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정도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이 관리사무소장직이라고 한다. 차라리 무리한 요구면 그나마 괜찮은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진상 같은 입주민들의 민원 제기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학교나 관리사무소나 민원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없나 보다.



본인은 위탁 회사에서 발령받아 근무하는 처지라서 얼마든지 다른 곳으로 근무지를 옮길 수 있으나 그새 정이 들어서 4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푸근한 인상처럼 마음마저 따뜻하신 분이신 것 같다. 이번 태풍에도 시설을 돌아보며 세대마다 여러 문의들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학교에서 교감은 관리사무소장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되는 것 같다.



어느 직업이든 민원이 없는 곳이 어디 있을까 싶다. 특히 책임이 있는 역할을 맡으면 민원에 직격탄을 맞아야 하기에 그것을 감수할 수밖에. 다만 민주시민으로서의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시민의식이 필요할 듯싶다.



민주시민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정치적 이념과 의견이 서로 다른 시민들이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생하는 관용의 질서를 배우고 익히게 하는 것이다. (시민교육이 희망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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