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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May 12. 2023

교감의 아침

관계중심의 시간

대부분 우리는 시계 시간 개념으로 생활한다.

하루, 일주일, 한 달, 일 년 단위로 계획을 하고 생활한다.

반면 사건 시간 개념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 중심으로 시간을 생각하는 개념이다.



우리는 직장 안에서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고 있다.

오늘 나의 아침 시간을 사건 시간 개념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1. 아침 출근길 운전하면서 관계를 맺는다.



오늘 아침에 두 건의 통화가 걸려 왔다.

자녀가 열이 많이 나서 출근을 하지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한 통화는 개인적 사정으로 두 시간 정도 지각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참고로 출근길에 교직원들에게 걸려 오는 전화는 대부분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 있는 내용이다.

퇴근 뒤 걸려 오는 전화도 그렇다. 주말에 걸려 오는 전화도 더더욱 그렇다. 핸드폰에 교직원 이름이 뜨면 겁부터 난다. 마찬가지다. 최대한 교직원들이 나를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지 않은 상황이기에 마음이 아프다.



2. 출근과 동시에 곧장 학교 정문으로 간다.  교통 봉사를 하고 계신 분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



오늘 아침은 반가운 비가 내렸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학교 앞이 부산하다. 우산을 쓰고 등교하는 아이들과 등교 차량으로 붐빈다. 우리 학교 앞은 4차선 대로변에 있다. 차량 통행량이 많다. 학생 안전을 위해서 거의 하루도 빼먹지 않고 교통 지도를 자발적으로 해 주시는 우리 학교 운영위원장이자 시의원님이 계신다. 참 부지런하신 분이다. 교장 선생님과 당번을 정해서 학교 정문에 나간다.



오늘은 내 차례다.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을 정리하고 보행길  학생들을 안내하는 운영위원장님께 먼저 다가가 인사를 드린다. 수고하신다고 말씀을 드린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학교 앞 도로를 함께 힘차게 걸어 다니며 교통정리에 힘을 보탠다.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를 도우시는 어르신 분들(시니어클럽)에게도 인사드린다. 어린 자녀의 안전한 등교를 위해 자녀 손을 잡고 오시는 학부모님들과도 인사를 한다.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많은 분들과 관계를 맺는다.



3. 교장실에서 교장선생님과 관계를 맺는다.



오늘은 무려 1시간 1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교육의 중요성, 역사의 중요성, 다음 주에 있을 학교장과 어린이회 임원들과의 대화 시간에 나눌 내용들, 앞으로 우리 학교가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들을 나눈다. 최대한 나는 들으려고 노력한다. 말하기보다 경청하며 교장님의 생각에 집중한다. 알고 보면 이 시간이 학습의 시간이고 공부의 시간이다. 인생의 선배이기도 한 교장님으로부터 도제식 교육을 받고 있는 셈이다. 낭비되는 시간이 아니라 교장님과 촘촘히 관계를 맺는 시간이다.



누구나 시간을 알뜰히 쓰고자 애쓴다. 시간 관리 너머에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한다. 주변의 사람들을 보살피는 일에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교감의 아침이 단지 여유를 누리는 시간이 아니라 학교를 보살피고 관계를 맺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받는데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시간 관리를 관계에 방점을 두면 신뢰가 쌓인다.



그리고 관계 맺기의 너머에는 책임이 바탕되어 있어야 한다. 교감이 아침 시간을 관계 맺기에 사용하고 책임지는 삶을 보여준다면 궁극적으로 관계의 확장이 일어난다.


교감의 아침은 관계 맺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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